9일 더팩트 취재 결과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 라비가 조건만남 사기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JTBC 캡처

출소 후 추방 가능성 높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으로 방송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20대 남성이 이른바 '조건만남' 사기로 징역 4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는 왜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걸까.

<더팩트>는 9일 경찰 수사 결과와 판결문을 토대로 이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서울 이태원과 성남시 인근 모텔을 전전하던 욤비 라비(22)씨는 지난 2018년 11월 7일 무렵 생활비가 모두 떨어졌다.

그러자 그는 일을 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함께 생활하던 5명과 함께 '조건만남 사기'를 계획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11월 11일 랜덤 채팅 어플로 20대 남성을 용인시 기흥구 한 건물 화장실로 유인했다. 그러곤 라비와 그 일당이 피해자를 둘러싸고 "너, 뭐여" "허세부리지말고 돈 내놔"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침까지 뱉었다고 한다.

다만 첫 범행은 도망간 피해자가 즉각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라비는 첫 범행 실패를 교훈(?) 삼아 더욱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이번에는 아예 피해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자동차까지 미리 준비했다.

그는 2019년 4월 전북 전주에서 40대 남성을 유인한 뒤 겁을 줘 적금까지 해약하게 만들었다. 라비 일당이 이 범행으로 뜯어낸 돈은 무려 1700만원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대전·전남·전북·충남 등 전국을 돌며 수 백만원을 갈취했다.

라비 일당은 성매수 유인 남성이 성관계를 시작하면 그때 들이닥쳐 현장을 급습하는 형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경찰에 검거된 라비 일당은 특수강도·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 모두 6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라비가 1심에서 받은 형량은 징역 6년 6월이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청소년과 성매매를 하도록 피해자를 유인한 후 그 상황을 이용한 범행을 수차례 저질렀다"며 "다만 아무런 전과가 없고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라비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은 라비는 현재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난민 인정자로 출소 뒤 체류 자격 적격 심사를 통해 추방 여부를 판단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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