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낮 12시 텅 비어 있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모습. /부산=조탁만 기자 |
"코로나19 확산 막자"…'해넘이‧해맞이' 방문객 통제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한 해의 끝자락인 31일 낮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사람이 없다. 지난 1965년 개장 이래 사람 발자국이 없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김기용(22)씨는 해수욕장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그는 "차를 몰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바다를 보러 왔다. 바닷가를 통제하는지 몰랐다. 경비 등을 고려하면 '뽕'을 뽑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해넘이‧해맞이'를 찾는 방문객들을 막기 위해 통제됐다. 이날 낮 12시부터 새해 1일 오전 9시까지다. 해수욕장 입장 통제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경찰 50명, 공무원 61명 등 총 111명이 투입돼 시민들을 단속했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 김용민 소장은 "정부 방침에 따라 해수욕장과 공원 등 관광명소는 일제히 통제를 한다. 시민 모두 협조를 잘 해주고 있다. 아쉽지만 올해 해돋이는 유튜브 등 SNS로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다를 보러 찾아온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백사장을 밟지 못하고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마음 아프다"고 했다.
31일 낮 12시 해운대해수욕장은 '해넘이‧해맞이'를 찾는 방문객들을 막기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부산=조탁만 기자 |
호텔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호텔 등 숙박시설은 50% 이내로 예약을 받고 있는데다 해운대해수욕장 입장도 제한하다 보니 예약률이 좋지 않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뿐이 아니다. 지난달 전국적인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부산서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부산시와 부산경찰청도 손을 맞잡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나섰다.
이들 기관들은 해수욕장뿐 아니라 황령산 등 해넘이·해맞이를 할 수 있는 주요 관광지를 통제한다. 매년 열렸던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모두 취소됐음에도 혹여 인파들이 몰릴까봐 주요 산 정상과 전망대, 공원도 폐쇄 조치했다.
봉래산 정상, 금정산 쌍계봉, 백양산 불웅령, 장산 정상, 천마산 전망대, 금정산 고당봉 등 6개 산에 오를 수 없다. 암남공원 전망대, 중앙공원 충혼탑, 황령산 봉수대와 전망대, 이기대공원 오륙도 스카이워크, 동백공원 누리마루, 달음산 공원 등도 출입할 수 없다. 또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한 부산 7개 해수욕장도 폐쇄했다.
부산경찰청 한 관계자는 "연말연시 방문객들이 몰릴만한 명소를 중심으로 인근 불법 주·정차에 대해 지자체와 합동으로 강력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1일 해운대해수욕장 입구를 통제하기 위해 게시한 현수막. /부산=조탁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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