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인터뷰]김국영, 올해도 치열하게 달려온 한국 육상의 ‘자부심’
입력: 2020.12.30 17:49 / 수정: 2020.12.30 17:49
김국영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본인 제공
김국영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본인 제공

“부담감 피할 수 없으니 완벽하게 준비할 뿐”

[더팩트ㅣ광주=나소희 기자] 중학교 2학년부터 운동을 시작한 이후 한국신기록을 세우고 싶은 욕심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국영은 지난 2010년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서말구가 세운 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바꾸고 꿈을 이뤘다. 이후 2017년에 기록한 100m 10초07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다.

김국영(29·광주광역시청)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9월에 전역했을 때 기분은 굉장히 좋았지만, 현역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 들뜬 마음은 접어두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군대를 다녀와도 김국영은 ‘역시’ 김국영이었다. 전역 후 첫 경기였던 예천 전국 육상경기대회에서 2년간 갖고 있던 아킬레스 통증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기록 차이로 일반부 100m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남자 계주 마지막 주자로 짜릿한 역전을 선보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앞에 있는 선수들을 제친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안 잡히더라. 그래서 내 달리기에 집중하니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국영의 최종 목표는 100m 9초대다. 그에게 ‘9초대’는 자신의 명예를 넘어 한국 육상을 위한 도전이다. 그는 "일본과 중국은 9초대 기록이 2-3명 나왔다. 우리나라도 달성하지 못하란 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레벨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후배 선수들도 올라온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노력 중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국영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본인 제공
김국영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본인 제공

하지만 올해 초부터 심해진 코로나의 여파는 선수단도 피하지 못했다. 실내공간 폐쇄와 잦은 시합 취소는 운동선수에게 큰 혼란을 가져왔다.

김국영은 코로나 19 이후의 상황에 대해 "실내공간의 폐쇄로 인해서 정해진 운동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 선수로서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 같다"며 "심했을 때는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뛰는 것도 금지되는 등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훈련을 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또 "올해 7월 초에 거의 9-10개월 만에 첫 시합을 뛰게 된 탓에 유독 긴장이 됐다"며 "시합에 나갈 몸을 만들면 시합이 취소되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 19는 국제대회를 모두 취소시켰다. 해외 전지훈련도 당연히 취소됐다. 이 상황에서 김국영은 팀의 ‘에이스’로서 압박을 느낄 법도 하지만 자신의 달리기에 묵묵히 집중했다. 그는 "20살의 나이로 한국 신기록을 세운 후 압박이나 부담감이 심했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무뎌져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견디는 법을 터득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받아야 하는 부담감과 압박감, 피할 수 없으면 완벽하게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00m 9초대라는 목표를 두고 노력할 뿐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김국영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본인 제공
김국영은 3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근황을 전했다./ 본인 제공

부담을 덜어내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심재용 감독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실제로 전역 후 다시 광주시청에 돌아온 이유도 심재용 감독의 영향이 크다.

김국영은 "전역 후 바로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2년간 나를 기다린 감독님 입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위해 무리하게 훈련을 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록보다 몸 상태를 먼저 생각해 주시는 감독님 덕분에 재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항상 몸관리가 우선이라며 사비로 회식을 시켜주는 등 선수를 진심으로 아껴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감독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김국영은 2021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오는 1월부터 제주도로 훈련을 떠난다. "심 감독님이 은퇴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 선물로 9초대를 꼭 선물해드리고 싶다"는 김국영의 달리기는 2021년에도 계속된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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