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단체행동하면 구제해줄 것입니까?…"국민들은 의사 국시 재응시 특혜 결사반대"
입력: 2020.12.27 20:25 / 수정: 2020.12.27 20:25
정세균 총리가 지난 20일 국민 여론이 바뀌는 것 같다고 밝히면서 의사 국시 재응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달 8일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의 특혜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27일 현재 10만 여명이 동의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정세균 총리가 지난 20일 "국민 여론이 바뀌는 것 같다"고 밝히면서 의사 국시 재응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달 8일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의 특혜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27일 현재 10만 여명이 동의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용빈 의원 내년 1월 국시 시행 제안에 분노 폭발 , "대한민국에 아직 '공정'이라는 것이 숨이 붙어 있다면, 후안무치한 일"

[더팩트ㅣ광주=문승용 기자]정세균 총리가 지난 20일 "국민 여론이 바뀌는 것 같다"고 밝히면서 의사 국시 재응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은 시기에 정 총리의 성급한 발언이 국민들의 정서에 반기를 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틀 뒤인 22일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실시한 인사청문회에서 "의대 국시 문제도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국민들은 원칙도 공정도 없다’는 볼멘소리로 의사 국시 재응시에 크게 반발했다.

특히 24일에는 가정의학과 의사 출신인 이용빈 의원이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의 비상 상황은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을 더이상 허용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내년 1월 곧바로 의사 국시를 볼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자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지역구에서 조차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대표적으로 광산구 지역 한 민주당원은 "지난 3월 경선 결과를 앞둔 시점에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진자가 크게 발생하자 경선 승패를 떠나 의료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었다"며 "그러나 경선에서 패배하자 민주당 중앙당사로 올라가 경선 패배 시위에 나선 위인이 ‘감염병 전쟁의 최전방에서 환자생명을 지키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총리와 장관 후보, 정부 여당 의원이 이틀 간격으로 의사 국시 재응시를 시사하면서 공정과 원칙에 반한다는 국민 여론은 갈수록 더 커지는 모양세다.

이달 8일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의 특혜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27일 현재 10만 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확진자가 되어, 자가격리자가 되어 시험을 볼 기회조차 박탈당한 임용고시 준비생들의 눈물과 대학별 고사를 볼 수 없게 되어 내년 재수학원을 알아보러 다녀야 하는 고3 엄마의 심정을 생각해 달라"며 "그 눈물을 기억한다면, 그 심정을 헤아려 본다면, 대한민국에 아직 '공정'이라는 것이 숨이 붙어 있다면, 여기서 더 이상의 특권집단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결코 순수하고 어른들에게 이용당한 그런 학생들이 아닙니다. '코로나 19로 국민들의 건강권이 위협받을 것을 염려하여 응시의사를 밝힌다'는 저들에게 속지 말라"며 "코로나 19로 위협받는 국민들의 건강을 볼모로 삼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했고 그런 이들이 국가고시 재응시 기회를 갖게 된다면 '타인의 목숨을 수단으로 여기는' 그런 이들이 내년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에 메스를 들이밀게 된다"고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의 특혜를 부여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의사국시 재시험 반대합니다’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국민들이 피해가 없어 단체행동하지 않는 게 아니다. 코로나 비상시국에 국가를 위해 개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안전과 국익을 고려하여 참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이 바뀌고 있다구요? 지난번 코로나 비상시국에 환자를 볼모로 한 의료파업에 대한 정서는 그대로이다"고 정세균 총리의 발언을 꼬집었다.

이 청원인은 또 "공무원 시험 때 코로나 확진자라 시험 못본 응시생들도 구제 못했고 수능 시험 때 교사실수로 종료 종이 일찍 울려 시험망친 수능생들도 구제 받지 못했다"며 "코로나로 강제 영업정지로 직원들 인건비와 임대료 손실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정부 지침에 협조하는 국민들이 대다수인데 단체행동하면 구제해줄 것입니까?"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확대 등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를 무릎쓰고 의사 증원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맞선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는 집단휴진을 선포하고 집회에 나섰으며 의대생들이 가세하면서 국시 거부 등 갈등이 표출됐다.

지난 8월 31일 보건복지부는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시작을 하루 앞두고 의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9월 8일로 연기했다. 이 당시 정부는 국민적 여론이 악화되자 ‘의대생의 국시 재응시는 없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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