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부산 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 비치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함. 자원봉사자가 기부를 독려하는 종을 울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어들어면서 기부 손길도 크게 줄었다. /부산=김신은 기자 |
자선냄비 모금액 37% 감소...연탄 나눔 봉사.후원도 줄어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22일 오전 부산 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 올해도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쉼없이 울려 퍼졌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활동이 줄어들자 시민들의 기부 행렬도 위축됐다.
간간이 지나가는 시민들은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하기 바빴다. 취준생 이윤정(여·34)씨는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리해고를 당해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뚝 끊긴 시민들의 발걸음만큼이나 기부액도 크게 감소했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집계된 부산경남지역 모금액은 총 6685만868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37% 감소했다.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자는 "봉사를 3년째 해오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인구 자체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며 "모금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올해는 모금액이 크게 감소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연탄 나누기 봉사 인원이 줄어들면서 연탄 후원도 덩달아 감소했다.
부산연탄은행에 따르면 매년 10~12월이면 연탄 15만~20만장이 부산지역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돼 왔는데, 올해는 7만장에 그쳤다. 매년 4500여명에 달하던 봉사자 수도 올해는 950명으로 줄었다.
강정칠 부산연탄은행 대표는 "매년 10~3월까지 6개월간 부산 전역에 30만~40만장의 연탄을 나눠드리고 있는데 올해는 봉사 지원과 후원이 모두 줄어든 상황"이라며 "17년 경험에 비춰봤을 때 보통 신년보다 연말에 후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후원이 많이 들어와야 내년 3월까지 부산 전역으로 나눔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12월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리는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올해는 잠정 연기됐다. /부산 중구 제공 |
코로나19는 ‘기부 온정’뿐만 아니라 따뜻한 연말 분위기도 싸늘하게 만들었다.
매년 12월이면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리던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잠정 연기됐다. 부산의 겨울 대표 축제인 해운대 빛축제도 지난달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남포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박지연(여·42)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맘때쯤이면 매년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붐비는 사람들 때문에 따뜻함이 느껴지곤 했었는데 올해는 축제까지 연기되다보니 거리가 휑해서 겨울이 더 춥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축제 개최만 학수고대 하고 있는 지역상가에 아쉬운 결정을 알리게 돼 너무 안타깝다"며 "부득이하게 연기하게 됐으나 축제 개최를 희망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코로나 대유행 안정화 이후 곧바로 축제가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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