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아동학대' 계부·친모 각각 징역 6년·3년 선고
입력: 2020.12.18 15:08 / 수정: 2020.12.18 15:09
창녕에서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친모가 18일 1심 재판이 치러지는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밀양=강보금 기자
창녕에서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친모가 18일 1심 재판이 치러지는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밀양=강보금 기자

법원 "부모 폭행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남길 수 있어"

[더팩트ㅣ밀양=강보금 기자] 잔혹한 수법으로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이른바 '창녕 여아 학대사건'의 피의자 계부 A(36)씨와 친모 B(29)씨가 징역 6년과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부(김종수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1시20분 107호 법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상습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 대해 징역 6년,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는 4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공판 과정에서 B씨는 조현병(심신미약)을 이유로 불구속 공판을 받아 왔으나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돼 A씨와 함께 나란히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이가 깨지고 신체 여러 부위에 화상과 상해를 입는 등 구체적인 아동학대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러한 부모의 폭행은 어린아이에게는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 점 등을 보아 피해 사실이 분명해 보인다. 피해 아동에 대한 신체적 외상뿐 아니라 더욱 큰 죄는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주장한 심신미약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친모인 B씨는 범죄 전력이 없고 17세 어린 나이에 임신해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는 등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 2015년부터 조현병 등을 앓았다고 진술했다"며 "최근 5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정신과 치료를 중단하면서 조현병 증세가 심해져 이런 범죄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와 B씨는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딸을 쇠사슬로 묶거나 달군 쇠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는 등 아동복지법 위반, 상습 특수상해, 상습 아동학대, 상습 아동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지난 7월 기소됐다.

이러한 끔찍한 일은 피해 아동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초등생인 피해 아동은 지난 5월 29일 아파트 4층 높이의 옥상 지붕을 타고 옆짚으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가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이에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서 이 일이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18일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부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 징역 10년, 7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18일 창원지법 밀양지원 107호 법정에서 열린 창녕 여아 아동학대 사건 1심 선고 재판을 위해 피해자의 친모가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친모는 기자의 질문에도 묵묵부답하며 빠른 걸음으로 법정에 들어갔다./밀양=강보금 기자
18일 창원지법 밀양지원 107호 법정에서 열린 '창녕 여아 아동학대 사건' 1심 선고 재판을 위해 피해자의 친모가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친모는 기자의 질문에도 묵묵부답하며 빠른 걸음으로 법정에 들어갔다./밀양=강보금 기자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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