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포스코 본사에는 파랑새가 있다
입력: 2020.12.10 16:55 / 수정: 2020.12.10 16:55
포스코휴먼스 최향숙 과장(오른쪽)이 우편물을 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포스코휴먼스 최향숙 과장(오른쪽)이 우편물을 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장애 극복하고 직장, 육아, 봉사 모두 해낸 포스코휴먼스 최향숙 씨

[더팩트ㅣ포항=김달년 기자] 포항의 포스코 본사 문서 수발실에는 행복과 희망을 전해주는 파랑새가 있다.

짙은 파란 가방에 각종 우편물을 담아 매일 본사 사무실을 오가며 직원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최향숙 포스코휴먼스 과장(49)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매일 밝은 미소로 직원들을 응대하지만 사실 2급 지체장애인으로 신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창시절에는 골수염으로 누워있는 날이 많았으며, 1997년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척추 마디가 점차 굳어지는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았다.

2008년 포스코휴먼스에 취업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이 회사는 포스코가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2007년에 설립한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입사 후에는 응급실에 단 한 번도 가지 않을 만큼 건강이 호전됐다.

비결은 직장생활을 통해 느낀 즐거움에 있었다. 그녀는 "입사 초기에는 비슷한 아픔이 있는 동료 장애직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어요. 맡은 일을 즐겁게 하다 보니 이전만큼 아프지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아프고 힘든 시간이 줄고 나니 결심하게 된 건 봉사활동이었다.

포스코휴먼스 최향숙 과장(오른쪽)이 2015년 포스코 베트남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찍은 기념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휴먼스 최향숙 과장(오른쪽)이 2015년 포스코 베트남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찍은 기념사진./포스코 제공

그녀는 2015년 포스코봉사단으로 베트남 집짓기 봉사활동을 하면서 스스로가 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임을 느꼈다.

그녀는 현재 포스코행복나눔벽화단의 여성지부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봉사활동에는 배테랑이 됐다. 일이 없는 주말이면 포항제철소 인근 마을에서 벽화를 그려 지역 이웃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그녀의 감동 스토리는 포스코 사내 소통 게시판에 실려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릴 만큼 화제가 됐다.

동료 직원들은 "같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직원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달해줘서 감사하다"라며 댓글마다 응원과 감사함을 표현했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직장, 육아, 봉사 모두 해낸 그녀의 목표는 이제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이다.

최향숙 과장은 "제 인생의 목표는 동료직원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달하는 멘토가 되는 것입니다. 정년퇴직하는 날까지 멋지고 치열하게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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