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부터 만13세 이상 무면허 운행 가능…이용가능 연령 높였지만 내년부터 적용[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2)씨는 출근길에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했다. 회사까지 도보로는 15분가량이 소요되지만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금방이다. 이씨는 "원래 마을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놓쳐서 지각을 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며 "걷기 귀찮은 거리에 이용하기 좋은 이동수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부터 공유 전동킥보드 보급이 확산하면서 최근 도심 곳곳에서 이용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목적지까지 ‘걷기엔 애매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유용한 이동수단이 된 것이다.
현재 부산에는 ‘라임·씽씽·윈드·다트·머케인메이트’ 5개 업체가 총 2990대의 전동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임’이 지난해 말부터 해운대와 광안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남구 대학가에는 ‘윈드·씽씽’이 대학생을 겨냥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부산 전역으로 공유 전동킥보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10일부터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가 없어도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법이 개정됐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13세 이상도 운전면허 없이 최고속도 25km/h 미만, 총중량 30kg 미만인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원동기면허를 소지한 만 16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이용 가능한 도로는 자전거와 동일한 통행방법을 적용해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횡단도 이용이 가능하며, 기본적으로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 통행이 의무다. 승차정원은 1인으로 제한해 동승자를 태울 수 없고, 음주운전 시에는 법칙금 3만원(측정불응 시 10만원)이 부가된다. 또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인도주행, 보행자보호 위반 시에도 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중·고교생들이 면허없이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된 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3일 이용가능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높이고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도록 다시 규제를 강화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약 4개월 뒤 국무회의 의결 후 시행될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 4월 전까지 부산은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게 부산경찰청의 설명이다.
전동킥보드 보급 확산에 따른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관련 사고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면서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올해 4월 해운대구에서 전동 킥보드를 몰던 무면허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량과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전동킥보드 등 부산지역 교통사고 건수는 2017년 8건, 2018년 13건, 2019년 14건에서 올해는 11월까지 34건으로 뛰어 4년여간 총 69건이 발생했다. 이 기간 부상자는 총 73명이다.
부산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관계기관, 업체 등과의 협업, 안전활동 강화를 통해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음주운전이나 신호위반 등 교통사고와 직결되는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문제’에 이어 ‘주차 문제’로 인한 보행자 불편 민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 주차한 뒤 앱으로 반납 버튼만 누르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렇다보니 아무 곳에나 주차를 하거나 무단으로 방치하는 탓에 통행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자칫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정구는 지난달 23일 부산대학교 정문과 도시철도 부산대역 인근에 전동킥보드를 위한 전용 주차구역 5곳과 전용 거치대 6개를 설치했다. 해운대구와 수영구는 무분별하게 방치된 전동킥보드를 적치물로 규정하고 수거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단속 강화에 나섰다. 부산시 공공교통정책과 관계자는 "관련 민원에 대해서 구·군과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주차 허용 구역이나 별도의 공간을 구군과 협의해 직접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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