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
항소심 쟁점도 헬기 사격 인정 여부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광주=나소희 기자]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7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측 변호를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 사실 오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3일 전 전 대통령보다 나흘 먼저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 쓴 내용이 허위사실이고 회고록을 쓸 당시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고의로 썼다고 봤다.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에 재판 내내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목격자의 진술과 군 관련 문서를 종합해 분석하면 1980년 5월 21일 500MD에 의한 기관총 사격이 있었고 조 신부가 이를 봤다고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헬기사격이 없었다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라고 인식하면서도 고의로 조 신부를 비난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혐의를 부인하면서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5·18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고통을 받아온 많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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