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여수경찰서는 '영아 냉장고 유기사건'의 친모 A(43)씨로부터 "관할 동사무소 직원들이 집 청소를 하기 전 냉장고 속 영아 시신을 차량에 숨겼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사진은 A씨의 집. /여수시 제공 |
동사무소 연락받자 시신 차량에 은닉하기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여수=박호재 기자] 자신이 낳은 아기의 시신을 냉장고 냉동실에 2년간 보관한 40대 미혼모가 동사무소에서 청소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자 시신을 차량에 옮겼다가 다시 냉장고에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2006년 프랑스 여성이 자신이 낳은 영아 두 명을 살해한 뒤 냉동실에 보관한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과 비슷하면서도 달라 보인다.
2일 여수경찰서는 '영아 냉장고 유기사건'의 친모 A(43)씨로부터 "관할 동사무소 직원들이 집 청소를 하기 전 냉장고 속 영아 시신을 차량에 숨겼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숨진 아기를 2년간 집안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한 A씨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8월 무렵 출산한 이란성 쌍둥이 중 아들을 자신의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기의 시신은 냉동실 안쪽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이 집에는 A씨를 비롯해 숨진 아기와 쌍둥이 남매인 B(2)양, 큰아들 C(7)군 등 셋이 함께 살고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아이들을 방임한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앞서 여수시는 지난달 20일 아동 학대 정황을 확인하고 B군과 C양을 피해아동쉼터에 보내 어머니와 격리 조치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직접 A씨의 집을 찾아 확인해보니 집안은 쓰레기 더미로 가득했다"며 "입구부터 생활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집 안을 제대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집 안을 청소하고 이틀 뒤인 27일에서야 수색을 벌여 냉장고에 있던 아기 시신을 찾아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너무나 무섭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떤 죄라도 달게 받겠다"고 진술하며 오열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죽은 아기를 부검한 결과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살해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기가 죽은 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살아 쓰레기가 쌓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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