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전두환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광주=이선화 기자 |
시위 나선 광주시민들 "유죄판결은 5·18 진상규명의 시작점이며 새로운 출발이다"
[더팩트 ㅣ 광주=나소희 기자] 30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앞둔 낮 12시부터 오월어머니회, 유족회 등 5·18 관련 단체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전 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시위시위를벌였다.
이들 단체들은 "만약 형량이 가볍다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구호를 외치고 전 씨의 처벌과 함께 법정 구속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법원 정문에서는 각 언론사와 유튜버 등 수많은 보도진이 몰려든 가운데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시위 중 우려했던 몸싸움도 발생했다. 본인을 우파라고 지칭한 한 유튜버 A 씨의 등장으로 시위 참가자들은 "가족이 총을 맞은 기분을 아는가, 여기가 어디라고 왔냐"며 울분을 토하고, A 씨는 "다른 의견이 있는 나도 올 권리가 있다"고 받아치며 고성이 오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재판 결과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헬기 사격이 법원 팔결로 인정된 점은 역사적 정의를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이었지만 형량과 더불어 기대했던 법정구속이 무산되자 시위에 나선 단체들의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와 김정호 변호사는 재판 이후 "유죄판결은 5·18 진상규명의 시작점이며 새로운 출발이다"며 "광주 시민을 포함한 국민이 힘을 모아 5·18 진상규명을 위해 동행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시위에 참가한 5·18 단체 회원은 "이번 결정이 끝은 아니며 형이 집행될 때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 선고공판을 받은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부상자회 소속 회원들이 전 전 대통령 일행 차량에 계란을 던지고 있다./광주=이선화 기자 |
이후 전 씨가 타고 온 차로 추정된 한 차량이 나타나자 일부 5·18부상자회 소속 회원들이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며 항의했지만 전 씨는 이미 다른 차로 ‘바꿔치기’해 법원을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1심 선고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개월로 선고됐지만 전 씨의 항소 여부가 이날 저녁까지 알려지지 않아 완전히 형이 확정됐다고는 말할 수 없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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