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광주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이용섭 광주시장이 행정통합의 필요성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문승용 기자 |
밉보인 출연기관 관계자 찍어 내기 감사 의혹…캠프 출신 기관장 있는 기관은 솜방망이
[더팩트ㅣ광주=문승용 기자]"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018년 취임 직후 산하 공공기관의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밝혔던 말이다.
당시 이 시장은 "시민의 귀한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 산하 일부 공기업들의 적폐와 일탈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인사전횡과 각종 비리, 무능한 리더십으로 인한 하극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확실하게 시민의 봉사기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놓으며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해 산하기관 혁신TF를 꾸려 인사, 조직, 청렴 등 전 분야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정밀 감사를 통해 책임을 묻도록 했다.
취임 3년 차를 마무리하는 민선 7기. 그동안 산하기관의 혁신이 이뤄졌을까? 이 시장이 공언한 산하기관 혁신은 공염불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밉보인 출연기관 관계자는 감사기일을 연장하면서까지 강도 높게 진행한 반면 캠프 출신 기관장이 있는 기관은 적발돼도 솜방망이에 그치거나 사표를 수리하면서 면죄부를 줬다는 게 이 시장을 더욱 저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시장 취임 이후 광주시 산하기관 및 출자·출연기관 22개 기관 중 절반 이상이 이 시장 선거 캠프 출신이거나 측근들로 대표나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이 시장은 기관장 후보의 전문성이 없다고 평가될 땐 혁신성을 강조하고, 전문성은 있으나 이외 도덕성 등이 문제 되면 혁신성을 강조했다. 선거캠프 출신이라는 이유로 능력이 출중한데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임명장을 내어줬다.
그 결과 지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난 산하기관의 각종 채용 비리, 수당 부당 지급 등 의혹, 산하기관장이 시의원들에게 막말하는 등은 이 시장이 내뱉었던 "적폐와 일탈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인사전횡과 각종 비리, 무능한 리더십"이 부메랑 돼 돌아왔다.
그러나 이 시장은 산하기관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는 분명한 것 같다.
이 시장은 지난 20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아직도 산하기관 전반의 운영 실태를 보면 기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혁신을 주문했다. 공공기관 25곳 관계자들이 모인 공공기관 혁신 워크숍에서는 "기관장들의 혁신 의지가 크게 부족하고 구태의연한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기관장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대우를 하겠지만, 혁신 의지가 부족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 기관장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이 산하기관을 시민의 봉사기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만큼 통제가 가능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해야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시 산하기관 한 관계자는 "법과 규정으로 항상 기준을 중요시해야 하지만 감사위의 감사나 처벌 요구는 그때그때 다르다"며 "이갑재 감사위원장은 함평 이씨로 이 시장과 같은 문중이고, 함평 이씨 문중이 감사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이 시장의 지시에 따른 감사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 감사위원회는 시 산하기관 및 출자·출연기관의 감사 기준을 만들어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그때그때 다른 감사와 처벌 수위를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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