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동산 조정지역 지정의 역설…“정부가 투자지역 지정해 준 것”?
입력: 2020.11.23 13:18 / 수정: 2020.11.23 13:18
20일부터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남구, 연제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지만 오히려 조정대상지역의 급매물을 찾는 매수 대기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김신은 기자
20일부터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남구, 연제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지만 오히려 조정대상지역의 급매물을 찾는 매수 대기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김신은 기자

'해운대·수영·동래·남·연제구' 되레 급매 대기자 생겨나…"결국 다시 오를 것" 기대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를 곳을 찍어줬다."

"끝도 없이 오르니까 규제를 하는 것이다. 가치있는 곳이라는 얘기 아니냐."

최근 정부가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남구, 연제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가운데 과열지역을 겨냥한 규제가 오히려 해당 지역의 관심을 더욱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해운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20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해·수·동·남·연 지역의 아파트 거래는 관망세로 돌아섰다. 매수 문의가 줄어들면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실제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A아파트의 전용 73.92㎡는 지난 17일 13억6000만원(8층)에 매매됐으나, 현재 호가는 13억2000만원 선에 형성돼있다.

그러나 부동산 관계자들은 앞서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에 묶였다 해제된 후 집값이 폭등한 ‘학습효과’ 탓에 이번 규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강해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운대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부산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급격한 가격 오름세를 보였다"며 "집값이 잠깐 주춤하더라도 기다리면 규제가 풀리고 다시 가격이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생겼기 때문에 다들 버티기에 들어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부동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우상향 한다는 인식 때문에 지금처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할 때를 노리는 사람들도 많다"며 "조정지역의 급매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매수 찬스’라고 주장하는 글도 다수 올라와 있다.

해당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부산의 열기가 극에 달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찬물을 끼얹었다"며 "일시적으로 보유자와 매수대기자 간의 줄다리기가 있을테지만 혼돈의 시기가 지나면 최소한 보합 또는 단계적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회원은 "앞으로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를 곳을 지정해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곳이 주거 선호지이다’, ‘이곳이 앞으로 오를 곳이다’라고 암시를 줘 투자자의 관심을 더욱 유도하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조정지역에 무뎌질 것", "정부가 투자지역(조정지역)을 지정해줬기 때문에 매수타깃 범위가 좁혀지고, 안전자산 인식이 스며들어 다시 우상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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