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경찰서는 9일 쌍둥이 자녀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30대 여성 A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더팩트DB

"명백한 살인…반인륜적 범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익산=이경민 기자] 가장에 의한 일가족 동반 참사에 대해 '가족 구성원이 소유물도 아닌데 인륜에 반하는 범죄'라는 비판과 함께 '얼마나 힘들면 그랬겠냐'는 동정론까지 주변의 가슴을 무겁게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9일 쌍둥이 자녀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30대 여성 A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6시45분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쌍둥이 자녀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두 자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몰래 빠져나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A씨의 쌍둥이 자녀 중 아들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딸은 여전히 의식 불명이다.

경찰은 A씨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일련의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이유는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문제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생활고 때문에 벌인 범행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에서 일가족 3명이 가장에 의해 한날 세상을 등진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40대 가장이 아내와 10대 자녀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 익산경찰서는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B(43)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 중이다.

다만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병원 측 요청과 B씨의 상태가 위중한 점을 염두에 두고 영장을 집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상황이 위중해 영장을 집행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범행 동기로 보이는 생활고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서를 통해 B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몰려 있던 정황을 포착했다. 시신부검 결과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 및 약물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오면 사건의 윤곽이 더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B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33분께 익산시 모현동 한 아파트에서 그의 아내(43)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0) 등 4명과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B씨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증평 모녀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전북과 인천에서 연달아 터졌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일가족의 '극단적인 선택'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일종의 가족주의 성향에 그 원인을 찾는다. "내가 가면 남은 가족은 어떡하느냐"는 정서가 팽배하기 퍼져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배우자나 내가 낳은 자식도 독립된 인격체"라며 "극단적인 선택은 가족을 위한 길이 아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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