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가부 장관 "집단학습 기회"…오거돈 사건 피해자 "나는 학습교재냐" 반발
입력: 2020.11.06 09:36 / 수정: 2020.11.06 09:36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오거돈사건공동대책위, 이 장관 사퇴 촉구

[더팩트ㅣ윤용민 기자·부산=조탁만 기자]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면 나는 학습 교재냐."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의 고소인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해 던진 날선 반문이다.

6일 오거돈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이 사건 당사자 A씨는 전날 대책위를 통해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 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 한다"며 "여성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느냐"고 성토했다.

A씨는 "영상 보고 너무 충격받고 역겨워서 먹은 음식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며 "내 앞에서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이 장관을 맹비난했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오 전 시장과 관련된 성추문 사건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냐 아니냐'는 질문엔 "수사 중인 사건"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책위는 보도자료를 내 이 장관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오 전 시장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 가르쳐 준 스승이란 말인가"라며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학습시켜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자를 학습 교재 따위로 취급하는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한 점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 이가 여성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수장의 자리에 있어도 되는 것인가"며 "장관이 자신의 망언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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