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김영춘 '리턴매치' 이뤄지나…성사되면 '전국적 관심'[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우회적으로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피력한 글이 뒤늦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4년 전 부산시장 후보 도전을 스스로 멈춘 일화를 공개했다. 이는 사실상 내년 4월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선에 나서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사무총장은 그동안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공식 입장을 자제해왔다 그는 "중앙당 결정이 우선"이라거나 "언론에서 거론할 뿐"이라며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어왔었다. 하지만 이번 페북 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부산시장 보선 출마 의지를 굳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서병수(부산진갑) 의원과의 맞대결도 예상됨에 따라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김 사무총장이 ‘보선’에서 패할 경우 1년 뒤 치러지는 ‘대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여야 간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 당시 자신의 지역구에서 서 의원에게 패한 바 있어 자유롭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했는데 해수부 간부들이 저를 붙잡고 간청했다"면서 "해운 사업을 재건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의 핵심인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도와달라는 해수부 간부들의 요청이 있었다. 이에 기재부 등 타 부처 반대를 해소해왔다"며 "대통령님의 최종 결심을 이끌어 내기까지 3개월이나 결렸고, 그 바람에 시장 후보가 될 수 있는 버스는 떠나버렸다"고 적었다.
이 글은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이 당헌 개정을 통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날과 맞물렸다.
이에 지역 정가에선 김 총장이 ‘시장 후보’ 도전 의지가 담은 듯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김 사무총장은 측근 인사들뿐 아니라 구청장 등 민주당 내 다양한 인사와 소통을 하며 사실상 보선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측근은 "다선인 김 사무총장이 국회의원에 다시 도전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며 부산시장 출마를 위한 행보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박재호(남구을) 지역위원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부산시민들께는 미안하다. 전 당원의 뜻에 의해 공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며 "김영춘 전 장관이 당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것은 맞다. 그럼에도 상대 진영에서 후보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후보군도 있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있고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도 부산시를 잘 알고 있다. 변성완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에게도 권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보선판’이 급변하자 야권에선 지역구 공백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국민의힘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이 지속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진갑은 서 의원의 현재 지역구다. 지난 총선 때는 김영춘 사무총장의 지역구였다. 그럼에도 당시 원외인사인 서 의원이 이곳에서 승리했다. 이 덕분에 전 부산시장이자 5선 의원인 서 의원의 저력이 과시됐으며, 성추행 사건으로 시장직을 물러난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의 공백을 무난하게 메울 수 있는 적합한 인사로 평가받아왔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내년 4월 보궐선거는 '대선 전초전' 성격을 지녔다. 김영춘과 서병수 간 ‘빅이벤트’가 성사돼 김 사무총장이 또다시 패하면 개인 정치인생뿐 아니라 대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쳐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국회 사무총장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시장을 노린다는 건 ‘자리 욕심’을 채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여권에선 김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해영 전 최고위원,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도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부산시를 잘 알고 있는 변성완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 등도 후보로 입질에 오르내린다.
야권에선 이언주, 이진복, 유재중, 박형준, 박민식 전 의원 등이 보선 출마를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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