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칠곡물류센터 27세 야간 노동자 퇴근 후 숨져
입력: 2020.10.16 14:06 / 수정: 2020.10.16 14:06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노동단체들은 16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고 장덕준 노동자에 대한 쿠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은 16일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 모습 / 박성원 기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노동단체들은 16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고 장덕준 노동자에 대한 쿠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은 16일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 모습 / 박성원 기자

일용직임에도 경력과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 1년 넘게 담당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에 근무하던 27세 청년 노동자 장덕준씨가 지난 12일 퇴근 후 자택에서 숨졌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물량으로 인해 올해만 8명이 과로사 하면서 택배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중에 일어난 사고라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장씨의 어머니에 의하면 장씨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여동안 야간에 일하면서 75kg하던 몸무게가 15kg이나 빠질 정도로 노동강도가 심한 곳에서 일했다.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만보기로 체크해보니 5만보가 찍혔다고 한다.

장씨 어머니는 "우리 애가 일용직이지만 2년을 근무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해서 주5일 빠지지 않고 출근했다. 일을 너무 잘하다 보니까 경력과 전문성이 있어야 되는 업무를 맡아서 일용직인데도 마음대로 쉬지도 못했다. 물량이 많은 날은 토요일도 불려가고 그랬다. 현장 분위기나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는 거절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 후기 등을 보면 칠곡물류센터는 노동강도가 높기로 손꼽히는 곳이고 그중 장씨가 일했던 7층은 가장 노동강도가 높은 곳이었다. 이 곳에서 장씨는 혼자서 50명의 정도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혼자서 50명 각자에게 1톤에 달하는 물건들을 끌어다 주는 일을 하면서 무릎보호대를 하지 않으면 아파서 걷지도 못할 만큼 무릎이 상했다. 쿠팡 직원들이 속도를 체크하면서 속도가 느려지면 호출해서 추궁하거나 다음에는 일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에 지난 4월에는 한의원을 다니며 치료와 일을 병행했다.

장씨가 숨진 지난 12일 아침에 장씨는 욕조에 웅크린채 가족들에게 발견됐다. 장씨 어머니는 "보통 오전 6시 퇴근해서 씻고 나오면 10분정도 걸리는데 그날은 7시가 넘도록 나오지 않아서 들어가 보니 욕조에 물도 없이 욕조에 웅크린채 있었다. 응급조치를 했지만 너무 늦었다"면서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조등은 쿠팡측에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 과로사에 대한 사과’,‘책임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장씨는 코로나 이후 물량이 늘면서 최근까지도 일이 너무 힘든 상황이라면서 인력을 충원해주거나 근무 장소를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쿠팡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기간의 과로로 인해 몸에 무리가 가서 최근에는 동료에게 가슴 통증까지 호소한 상황이었다.

대책위는 "코로나 이후 고인을 포함해 알려진 것만 3명의 노동자가 쿠팡에서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각자 하는 일은 달랐지만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면서 쿠팡에 "고 장덕준 노동자의 과로사로 인한 산재 승인,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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