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거점스포츠클럽 방만 운영 심각…직원들도 기강 해이
입력: 2020.10.13 07:18 / 수정: 2020.10.13 07:18
대한체육회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 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된 남원거점스포츠클럽은 허술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민 기자
대한체육회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 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된 남원거점스포츠클럽은 허술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민 기자

근무 일지 없이 수당 챙기고 퇴직금 중간 정산 대상 아닌데도 '꿀꺽'

[더팩트 | 남원=이경민 기자]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하고 전문 체육인 양성 등을 목표로 수억 원의 세금 지원을 받아온 전북 남원 거점스포츠클럽(이하 거점스포츠클럽)이 그동한 방만하고 허술하게 운영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허술한 운영을 틈타 직원들도 근무일지 없이 초과근무수당을 챙기거나 퇴직금도 부당하게 중간 정산을 받는 등 기강 해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조례도 어기고 시작부터 특혜 논란

12일 남원시 공공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에 따르면 관내 체육시설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영을 위해 관내 체육시설 수탁기관 선정은 경쟁에 의한 방법을 원칙으로 하고, 수탁기관 선정을 위한 공고 시에 선정 기준 및 배점 등을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남원시는 경쟁이 아닌 지정으로 관내 체육시설 위탁 기관을 거점스포츠클럽으로 선정했으며, 이후 공고조차 하지 않았다. 또 투명한 운영을 위해 공공체육시설에 관한 민간위탁심의위원회 구성에서도 외부위원을 과반수 이상 구성해야 하지만 9명 중 4명을 외부인원으로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원시 관계자는 "관내 체육시설 위탁 운영을 맡길 곳이 이곳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거점스포츠클럽을 수탁기관으로 지정했다"면서 "거점스포츠클럽이 영리를 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잘하라는 취지에서 위탁을 주고 운영비라도 주기 위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 퇴직금 지급 대상 아닌데도 중간 정산…근무 일지 없이 시간외 근무수당도 챙겨

정부 지원과 남원시의 특혜에도 불구하고 거점스포츠클럽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비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점스포츠클럽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퇴직금 중산정산 해당 사항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직원 4명에 대해 지출품의 서류 없이 계좌이체로 퇴직금을 지급했다.

또 거점스포츠클럽은 보조금으로 1년 미만의 근로자와 1주간 소정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의 근로자에 대해 퇴직금을 적립해왔으며, 이들이 퇴사하면 보조금이기 때문에 적립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결국 방만한 운영에 직원들 또한 기강이 해이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거점스포츠클럽 취업규칙에 따르면 시간외 근무 시 해당 직원은 초과근무 시간 및 사유 등을 기재한 근무일지를 작성해야하지만, 직원들은 이를 첨부하지 아니한 채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받았다.

또 출장과 휴가 등 정당한 사유로 출근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원은 출퇴근 근태 관리 기록을 성실히 이행해야하나 일부 직원은 출퇴근 인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한 직원은 진단서 없이 9일간 병가를 신청했지만, 거점스포츠클럽은 진단서 없이 병가를 승인한 사실도 드러났다.

◇ 4대 보험료 연체하고 사용료 체육시설 징수 지연 수납

거점스포츠클럽은 수탁받은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사용료는 남원시 조례에 따라 정해진 요금과 할인을 적용해 하고, 당일 징수한 이용료는 다음 날까지 입금을 해야한다고 시와 협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거점스포츠클럽은 2017년 4월 12일부터 최근까지 춘향골다목적구장을 관리 운영하면서 사용허가서 교부 시에 사용료를 수납하지 않고 사용 허가 511건을 했으며, 3243만 원에 대해 지연 수납하는 등 사용료 징수에 소홀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근로자들의 4대 보험료를 수개월 동안 방치하다 발생한 연체료를 보조금으로 납부해 예산낭비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방만한 운영은 세금 낭비로 이어졌으며, 거점스포츠클럽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여러 시민들은 남원시에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남원 거점스포츠클럽이 운영 중인 내부 체육시설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 없이 공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경민 기자
지난 9일 남원 거점스포츠클럽이 운영 중인 내부 체육시설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 없이 공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경민 기자

◇ 화재 예방 소홀, 코로나19 방역 관리도 구멍

거점스포츠클럽은 화재 발생 시 대응력을 높이고,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실제 상황을 전제한 소방훈련 및 교육을 연 2회 이상 실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 동안 훈련 및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등 소방관리 업무를 소홀히 했다.

또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체육시설 특성상 코로나19 방역관리를 위한 조치를 해야 하지만 방역물품만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원시 관계자는 "이렇게 부실하게 운영할줄 몰랐다. 잘못 지급한 퇴직금 등은 환수조치했으며 앞으로 거점스포츠클럽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수시로 체크하겠다"고 해명했다.

남원거점스포츠클럽 관계자는 "이런 업무를 처음 맡다보니 잘 몰라서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앞으로는 잘 하겠다"고 말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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