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도심 속 낙후지역' 김해 안동1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발목
입력: 2020.10.10 09:00 / 수정: 2020.10.10 09:00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경남 김해시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 위치도./네이버 위성지도 캡쳐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경남 김해시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 위치도./네이버 위성지도 캡쳐

용적률 과다·토지쪼개기 등 사업시행사에 특혜…김해시 "보상금액 상향은 불가"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2000년 역사의 혼이 서려 있는 가야왕도 경남 김해시의 '도심 속 낙후지역'으로 남아있던 안동1지구가 우여곡절 끝에 투자자를 만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들이 사업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김해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사업구역 지정 해제나 보상금 상향은 불가하다고 맞서고 있다.

김해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앞으로의 대책, 전망 등을 살펴본다.

◆의료용융복합단지에서 도시재개발 사업으로 변경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은 허성곤 김해시장의 공약사업이다. 허 시장은 보궐선거 취임 직후인 지난 2016년 9월 동부권 기본계획을 수립, 안동공단지역이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됐다. 당초 시는 이곳을 의료용융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투자자 물색에 실패하면서 이곳을 도시재개발사업으로 전환했다.

안동1지구 개발사업은 안동 360-1번지 일원 16만4151㎡의 부지에 공동주택용지(7만 2317㎡), 상업용지(2만 9863㎡), 주차장·공원·도로 등 기반시설(6만1971㎡)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약 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중 공동주택용지에는 현재 김해 푸르지오 하이엔드 아파트가 들어서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38~47층 규모로 아파트 7개동, 1400세대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로 설계돼 있다.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공사완료 예정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엄정 김해시의원이 최근 열린 김해시의회 제231회 임시회에서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해시의회 제공
엄정 김해시의원이 최근 열린 김해시의회 제231회 임시회에서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해시의회 제공

◆'용적률 과다' 등 특혜 의혹 제기

국민의힘 엄정 김해시의원과 지역 주민들은 최근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엄정 시의원은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문제점으로 △용적률 과다 △공항 인근지역 고층아파트 건립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 △토지분할 매입 등을 꼽았다.

엄 의원은 용적률 과다에 대해 "일반적으로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2, 3종 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20~250%이고 상가는 3%가량"이라면서 "하지만 안동1지구의 아파트 용적률은 기존의 2배인 400%이며 상가부지도 20% 이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 의원은 "이렇게 되면 시행사가 벌어들일 이익금만 해도 1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며 "김해시는 개발이익 환수계획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와 함께 안동지구는 김해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어 고층아파트는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상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명 '토지쪼개기' 의혹과 관련 "안동1지구에 이상한 토지 거래가 일어났다"며 "사업 시행사가 이미 확보한 토지를 수십명에게 매도하고 다시 그들로부터 재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엄정 시의원은 "허 시장의 공약사업이어서 그런지 조급하게 사업을 진행한 듯하다"며 "오는 11월 정례회 때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깊이있데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김해시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도로를 이용할 수도 없게 됐다며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구역 도로통제 안내표지판. /김해=강보금 기자
김해시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도로를 이용할 수도 없게 됐다며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구역 도로통제 안내표지판. /김해=강보금 기자

이 토지분할식 토지수용 의혹으로 지역 주민 22명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시행사를 '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로 고소해 놓고 있다.

김해시 안동의 소유 토지 중 절반이 사업구역에 포함된 주민 A씨는 "이곳에서 20년 이상 장사를 해왔는데 내쫓기게 생겼다. 시행사에서는 해당 토지를 수용했으니 보상금을 찾아가라는 식으로 배짱을 내밀고 있다"며 "보상금도 턱없이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사도 못가고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소유지를 모두 매입해 보상을 제대로 하든지 해야지, 반쪽짜리 땅만 남겨두면 우리는 어떻게 하냐"면서 "김해시에서는 시행사의 배만 불려줄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계 유지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시 "개발이익 환수는 향후 시행사와 협의"

현재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김해시에 접수된 민원은 총 12건이다. 사업구역 지정해제 요청 1건, 보상금액 상향 요청 3건, 주민의견 미반영에 대한 민원 6건, 수용체결 취소민원 1건, 비행안전 문제제기 민원 1건 등이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안동1지구는 지난 70년대부터 공업지역이었던 곳으로 그동안 공동화와 노후화 등 환경이 열악해져 개발 필요성이 절실했다"며 "그러나 투자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인센티브가 필요했을 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공항 인근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김해공항 관리청인 공군 제5공중비행단과 부산지방항공청에 문의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김해시청 전경. /김해시 제공
김해시청 전경. /김해시 제공

개발이익 환수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확히 개발이익이 얼마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향후 기부와 투자 등 시행사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토지 소유권 변동에 대해서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전 1년간 토지거래내역은 총 46건의 소유권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놨다.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불만을 가진 지역주민들은 김해시를 상대로 도시시설 결정 취소와 사업구역 무효 소송 등을 제기해 놓은 상태이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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