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치소·교도소 통합 이전 ‘2차 라운드테이블’ 거듭 파행
입력: 2020.10.08 14:56 / 수정: 2020.10.08 14:56
부산시가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의 통합 이전을 위해 구성한 ‘민·관 라운드테이블’에 핵심 당사자인 강서구 주민들이 불참 의사를 밝혀 10개월째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7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시는 주민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면 민·관 공동위원장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열린 ‘제2회 민·관 라운드테이블’ 회의 현장.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의 통합 이전을 위해 구성한 ‘민·관 라운드테이블’에 핵심 당사자인 강서구 주민들이 불참 의사를 밝혀 10개월째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7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시는 주민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면 민·관 공동위원장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열린 ‘제2회 민·관 라운드테이블’ 회의 현장. /부산시 제공

부산시 "주민 공동위원장 도입" vs 강서구 주민 "들러리 세우려는 술수"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부산시가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 통합 이전을 위해 구성한 ‘민·관 라운드테이블’에 강서구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출범 10개월째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민·관 라운드테이블’은 부산시가 지난해 6월 두 교정시설을 강서구 대저동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법무부와 합의한 회의체로, 강서구민들의 여론수렴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부산시는 7일 오후 3시 시청 12층 소회의실에서 교정시설 통합이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제2회 민·관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서구의회 의원 4명과 시민단체 1명 등 총 5명이 불참했지만, 위원 과반이 참석해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1차 라운드테이블에도 핵심 당사자인 강서구 주민이 빠져 ‘반쪽짜리’ 회의가 진행됐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민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면 민·관 공동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이 의결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는 반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해소하고 주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민·관 라운드테이블에 주민대표를 민·관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도록 했다"면서 "주민대표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라운드테이블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교정시설 통합 이전을 계기로 강동동과 대저동 일대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용역인 ‘교정시설 통합 이전을 위한 타당성 용역’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시는 법무부와의 양해각서를 근거로 용역 예산 5억원을 확보했는데, 당시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주민위원 4명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해 그들의 동의를 받은 후 용역을 시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시는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나 주민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강서구 주민 A씨는 "사상구 주민들은 부산구치소가 도심에 위치해 사상구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도 주민의견 청취 없이 이전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반대를 해도 결국 일방통행할 것이 뻔하다"고 반발했다.

부산구치소 강서 이전 반대 투쟁위원회 강주순 위원장은 "부산시는 교정시설 이전에 대한 입지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만 관철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민들의 의견은 묵살한 채 의미없는 회의만 계속 반복한다"면서 "어떻게든 주민들의 참여와 동의를 이끌어내 용역을 시행하기에만 급급하다. 이는 주민들을 들러리로 내세우려는 술수"라고 지적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민·관이 동등한 입장에서 사업추진 전반을 협의하기로 했다"며 "법무부와 강서구,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도시공사 등과도 강서지역 발전 방향에 대해 꾸준히 협의해 대저·강동신도시-에코델타시티-명지국제신도시를 축으로 한 서부산권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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