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인 이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경남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이다. 사진은 이이효재 명예교수./창원=강보금 기자

김상희 국회부의장, 이정옥 여가부 장관 등 참석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한국 여성운동 선구자인 이이효재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의 추모식이 5일 오후 7시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1924년 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지난 4일 향년 96세에 노환으로 별세해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8시이다.

유족으로는 딸 이희경씨, 동생 은화(전 이화여대 교수), 효숙, 성숙씨 그리고 올케 이부자씨가 있다.

고인의 장례는 여성장으로 치러진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장필화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장하진·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80명이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여성운동의 선구자인 이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추모식에 참여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창원=강보금 기자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이인영 통일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 등 각계각층 인사의 조화가 놓였다.

추모식에 앞서 이이효재 명예교수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됐다. 고인을 대신해 지은희 전 여가부 장관과 유족인 이희경씨가 훈장을 받았다.

이이효재 명예교수는 이화여대에서 영문학을 수료하고 미국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후 1958년 귀국해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창설,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사회학회장, 한국가족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광주민주항쟁 때에는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시국선언으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교수직에서 해직되었으나, 이후 복직해 1990년 퇴임했다.

우리나라 여성학의 창시자로서 호주제 폐지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운동을 펼쳤으며,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도입과 여성 50% 할당제, 부모 성 같이 쓰기 선언 등의 업적을 남겼다. 또 한국정신대 문제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이효재 명예교수의 빈소 모습./창원=강보금 기자

이날 열린 추모식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진행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 지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런 훌륭한 여성운동가와 동시대를 함께 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훌륭한 여성운동가가 존재했음을 감사한다"면서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께 위안과 용기를 얻었으며 선생님을 보며 반성하는 삶을 살아왔다. 여성들에 대한 절절한 애정의 마음을 끊임없이 알려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선생님께서는 따뜻하고 포용적인 마음과 끈질긴 열정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업적을 이뤄왔다. 또한 이 모든 업적을 조용히 신념으로 진행했다. 선생님의 업적을 국민훈장 모란장으로 추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추모했다.

또 이이효재 명예교수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이효재 선생님 온라인 추모 사이트'에도 1000여명 누리꾼들의 추도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추모객은 "좁은 길을 가셨던 선생님의 발자취 덕분에 힘들지만 살아갈 수 있음을 느낀다"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추모객은 "선생님 덕분에 민주주의의 숨결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영면하소서"라고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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