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해경에 따르면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수사관 7명은 이날 오전부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승선해 2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뉴시스 |
당일 행적 여전히 '미궁'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해양경찰청이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아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25일 해경에 따르면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수사관 7명은 이날 오전부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승선해 2차 조사를 벌이고 있다. 500톤급 함정 3척과 300톤급 1척도 투입해 해상 주변에 대해서도 수색 중이다.
앞서 해경은 전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수사관 4명, 과학수사팀 인력 3명 등을 투입해 무궁화 10호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무궁화 10호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가 지난 18일부터 고장나 이씨의 실종 직전 동선은 불분명한 상태다.
해경은 선내에서 개인 수첩, 지갑 등은 확보했지만 휴대전화나 유서 등은 발견하지 못 했다.
해경 조사 결과 선내 공용 PC엔 이씨가 본인 계정으로 로그인한 이력만 있을 뿐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검색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또 이씨의 금융 계좌,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도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씨의 평소 채무와 월북이 관계가 있는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해경과 국방부는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씨의 유족은 "국방부나 해경의 발표는 거의 사자명예훼손 수준"이라며 "이혼을 했다고 해서 또 채무가 조금 있다고 해서 그걸 빌미로 (정부가)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경과 국방부 등을 종합해보면 이씨는 지난 17일 499톤급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승선했다. 이 배는 지난 16일 목포에서 출항해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의 불법조업을 지도한 뒤 오는 25일 다시 목포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께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이씨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선미 오른쪽 부분에서는 이씨의 신발이 발견됐다.
배에 타고 있던 동료들이 당직 근무를 섰던 이씨가 보이지 않자 수색에 나섰다가 실종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이씨의 근무시간은 21일 0시부터 4시까지다.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같은날 오전 1시 35분께다. 당시 동료들에게 "컴퓨터로 행정업무를 해야 한다"며 조타실을 나섰다고 한다.
해경은 실종 신고 접수 2시간 뒤인 같은날 1시부터 해군과 해수부 선박 등 가용세력을 모두 동원해 인근 해역을 중심으로 정밀 수색 작업에 나섰지만 소득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 22일 오후 3시 30분께 이씨는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그러다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께 바다 위에서 총살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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