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이번 추석엔 고향 방문 자제하고, 집에서 쉬세요"
  • 강보금 기자
  • 입력: 2020.09.23 14:01 / 수정: 2020.09.23 14:01
창원시립상복공원의 봉안당 입구에 추석 연휴기간 폐쇄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창원시립상복공원의 봉안당 입구에 추석 연휴기간 폐쇄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온라인 성묘' 운영·공원묘지 사전예약제 등 코로나 확산 방지 총력[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경남도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번 명절은 집에서 쉬기' 등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예정이다. 앞서 각 시·군은 지난주부터 '어르신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고향방문 자제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창녕군과 함양군 등은 홍보 현수막을 내걸고 '추석 명절 고향 방문 자제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추석 귀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우려로 그리움으로 남았고, 고향에서 자식을 기다리던 부모들도 올해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아쉬움만 삼키고 있다. 올해 추석이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분수령이 되면서 벌초와 제사 등 추석 풍속도가 예년과 사뭇 달라졌다.

◆봉안시설 폐쇄…온라인으로 조상님 모셔요

경남도는 방역 친화적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온라인 성묘 시스템’을 운영하고, 공원묘지를 찾는 성묘객에 대해서는 사전 예약제를 시행해 시설 규모별 1일 추모객을 제한하기로 했다.

시립상복공원과 양산 천불사 등 봉안시설 6곳이 추석 연휴 5일간 폐쇄에 들어간다. 김해 추모의 공원 등 나머지 시설은 폐쇄되진 않지만 사전예약제(9월30일~10월4일)를 실시해 최소한의 추모객만 받는다.

경남지역에는 공원묘원 30개소와 봉안시설57개소 등 총 87개소의 묘지, 봉안시설이 있다.

'온라인 성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차례상, 헌화, 추모의 글 작성 등의 기능을 이용해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돕는 비대면식 추모·성묘 방식이다.

김해시 추모의 공원을 방문한 현원영(57)씨는 "올해 추석에는 먼 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들도 코로나19 때문에 모이지 않고, 올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석에 못찾아 뵐 것 같아 미리 와서 찾아뵙고 간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추석인데 코로나19 확산 우려때문에 이런 상황이 돼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가족들은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신청해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전국에 우리처럼 쓸쓸한 추석을 맞을 사람들이 매우 많을 것 같다. 모두가 힘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타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배현진(30)씨는 "수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올해 추석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사와 성묘 등 매년 당연하게 지내오던 행사도 올해는 재난상황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현실이 매우 낯설지만 수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추석을 맞는 소감을 밝혔다.

산림조합중앙회 직원들이 벌초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제공
산림조합중앙회 직원들이 벌초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제공

◆벌초 대행 서비스 신청 급증

경남 지역에서 벌초 대행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A(52)씨는 "경남은 타지역보다 벌초 대행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던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의 우려로 벌초 대행 신청이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나로선 사업이 번성해 좋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라며 쓴 미소를 삼켰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경남지역 벌초 대행 서비스 신청이 지난 17일 기준 1만2400건에 달했다. 현재도 신청이 접수되고 있어 500~600건쯤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지역 농협 벌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시민은 지난해보다 약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의 상담 신청이 배 이상 늘어난 지역도 있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 벌초 대행서비스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전에 벌써 벌초 작업이 끝났을 텐데 올해는 신청이 밀려 지금까지도 요청이 들어오면 지속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20개 산림조합과 창원·진주·김해·사천·밀양 등 경남도 내 22곳 지역농협에서 함께 진행한 이번 벌초·묘지관리 대행 사용료는 1기당 1회 8만~15만원 선으로 묘지 수와 면적·거리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됐다.

hcmedia@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