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휴양지였던 경남 거제시 저도가 지난 1년간의 임시 개방을 끝내고 17일 본격적인 개방에 들어갔다. 사진은 거제시 저도 전경. /경남도 제공 |
"대통령별장 개방해 볼거리 늘리고, 입도 절차 간소화해야"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금단의 섬' 경남 거제시 저도가 17일 1년간의 임시 개방을 끝내고 본격적인 개방에 들어갔다.
국방부·행정안전부·해군·경남도·거제시가 참여한 '저도 상생협의체'는 임시 개방이 끝난 후에도 저도를 계속 개방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저도 상생협의체는 임시 개방 때보다 방문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1200명이었던 1일 입도 인원을 1800명으로 늘렸다. 또 개방 요일은 주 5일에서 주 6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해군 정비 기간을 최초 5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해 실제 입도 가능일이 250여일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저도를 오가는 유람선이 저도 내 군사 부두를 사용하는 있는데 저도 상생협의체는 오는 10월 유람선 전용 부두를 준공할 계획이다.
◆'반쪽뿐인 개방' 저도 1년 어땠나
"저도를 시민에게 돌려주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공약으로 저도 개방을 내세우자 시민들은 오랜 숙원이 해결되겠다며 반겼다.
지난해 9월17일 저도가 47년만에 어렵사리 일반에 개방됐지만 '반쪽짜리 개방'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저도의 핵심 볼거리인 '대통령 별장'이 개방되지 않아 자연 관광지만 둘러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본 개방이 됐어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 저도에 입도하는 절차가 복잡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저도에 입도하려면 먼저 유람선사에 예약한 후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해군이 이 예약 명단을 확인하고 입도를 승인해야 관광이 가능하다.
이러한 까다로운 관광지임에도 저도를 가기 위해 선착장을 찾았다가 섬에 발도 못들이고 돌아가는 시민들의 사례도 많았다.
임시 개방 1년 동안 저도가 실제로 방문객을 받을 수 있었던 날은 단 132일 뿐이었다. 매주 월, 목요일은 정기휴일이었고 동계·하계 정비기간과 악천후로 문을 닫는 날이 365일 가운데 233일이나 됐다. 게다가 코로나19마저 겹쳐 저도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은 더욱 나빠졌다.
1년 임시개방 동안 저도를 찾은 방문객은 총 5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400여명이 저도를 다녀간 셈이다.
이는 거제시가 실시한 저도 관광개발 타당성 조사에서 1년에 31만명가량이 찾을 것이라고 전망한 수치의 2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거제시 관계자는 "정부기관과 함께 저도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아직 남은 과제인 대통령 별장 공개와 저도의 관리권 전환 문제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17일부터 거제시 저도가 임시 개방을 했다는 소식에 많은 방문객들이 저도를 찾고 있다. /경남도 제공 |
◆대통령 휴양지에서 '시민의 섬'으로
저도는 섬 전체가 해송과 동백이 만연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섬이다. 행정구역상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저도는 면적 43만여㎡의 아담한 섬이다.
저도 항로는 장목면 궁농항에서 출항해 뱃길로 3.9km 거리로 배를 타고 10여분이 걸린다. 유람선의 왕복 요금은 인터넷 예약 기준 성인 1명당 1만8000원이다.
저도는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바다의 청와대란 뜻으로 '청해대'라는 공식 명칭을 붙이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대통령의 별장'으로 불려왔다.
이에 금단의 섬이 된 저도를 바라보는 거제 시민은 어선과 유람선 20여척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이는 등 저도 반환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17일 1년간 임시 개방을 시행한 후 본격 개방에 들어갔지만 현재도 국방부와 해군이 섬을 소유하고 관리하고 있다.
거제 시민이 47년간 저도를 돌려 받길 염원하고 있는 만큼 온전히 '시민의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통령 별장 개방과 입도 절차 간소화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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