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배달·포장 수요 증가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
입력: 2020.09.17 13:54 / 수정: 2020.09.17 13:54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배달·포장 주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비례해 플라스틱 폐기물도 덩달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부산의 한 아파트 쓰레기 수거장. /부산=김신은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배달·포장 주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비례해 플라스틱 폐기물도 덩달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부산의 한 아파트 쓰레기 수거장. /부산=김신은 기자

부산 플라스틱 폐기물 전년 동기比 230t 초과반입…장기화 땐 '플라스틱 팬데믹'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구호가 코로나19로 인해 딜레마에 놓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이나 포장 주문 수요가 늘어나자 이와 함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진행이 계속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시가 운영 중인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반입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년 동기 대비 월 평균 약 230t이 초과 반입됐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월에는 반입물량이 195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t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월과 3월은 각각 124t, 327t 늘어난 1932t, 2196t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4월과 5월에는 2098t, 1995t으로 주춤하더니 6월과 7월에는 각각 489t, 507t 증가한 2276t, 2232t의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동래, 금정, 해운대, 기장군을 제외한 나머지 부산지역 12개 구의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에서 나온 물량이다.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는 지난해까지 부산의 16개 모든 구·군에서 고철, 캔,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재활용품을 반입해왔지만 올해 갑작스런 플라스틱 폐기량 증가로 물량 처리에 어려움을 겪자 동래, 금정, 해운대, 기장군의 재활용품 반입을 중단했다. 이 4개 구·군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은 울산의 민간 재활용센터로 반입된다.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는 "폐기물 반입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다보니 1월부터 7월까지는 휴일인 토요일에 격주로 근무를 하다가 지난달부터는 아예 매주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초과물량 처리가 원활하지 못해 부산시가 물량 조절에 협조해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쌓인 폐기물은 현재 처리량보다 반입량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는 폐플라스틱 반입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 때문에 센터로 반입되는 폐기물 중 폐플라스틱 300t가량을 또 다른 민간 재활용 업체에 넘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반입물량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량 증가와 플라스틱 단가하락, 경기악화로 인한 공공반입 물량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면서 "일회용품 사용량은 15%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음식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음식서비스(배달음식) 거래액은 올해 1~7월 누적 8조657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6% 늘었다.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했던 지난달 마지막 주인 24∼30일 1주일의 전체 주문 건수는 7월 마지막 주(20∼26일)보다 26.5% 늘었다고 집계했다.

문제는 음식배달 서비스를 하는 식품접객업소는 일반적으로 종이나 플라스틱, 비닐 등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플라스틱은 재활용되는 양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단체에서는 분리수거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경우를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매립하거나 소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일회용품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플라스틱 펜데믹’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원순환시민센터 관계자는 "현재도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3위 안쪽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사용량이 더욱 급증하면 환경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무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산은 지자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수거해 오면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실행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며 "환경부 차원의 좀 더 강화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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