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극' 라면 끓이다 중태 초등생 형제, 어머니 학대 혐의 수사
입력: 2020.09.17 08:00 / 수정: 2020.09.17 08:00
B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자택 주방에서 난 불로 전신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사진은 화재가 난 현장. /미추홀소방서 제공
B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자택 주방에서 난 불로 전신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사진은 화재가 난 현장. /미추홀소방서 제공

母, 학대로 과거 3번이나 신고 당해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라면을 끓이다 불이 나 중태에 빠진 초등학생 형제의 어머니가 과거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아동보호전문 기관은 최근 어머니를 형제들로부터 격리시켜달라는 보호명령까지 청구하기도 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30)씨를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10)군과 C(8)군 형제를 신체적으로 학대하거나 제대로 돌보지 않는 등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최근 B군 형제로부터 어머니 C(30)씨를 격리시켜달라며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인천가정법원에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은 A씨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보호명령을 재청구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A씨의 방임 및 학대 관련 신고는 모두 3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B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자택 주방에서 난 불로 전신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조사결과 B군 형제는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격 수업을 받아 급식을 먹지 못하고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 한 것이다.

경찰은 정확한 화인과 경위 등을 조사한 이후 A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사건을 언급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 스스로 끼니를 챙기기 위해 일어난 일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조금 전 박남춘 인천시장과 통화했다. 아이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인천시의 긴급지원책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복지의 빈틈과 사각지대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며 "정부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피겠다. 아이들이 하루 빨리 의식을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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