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음주운전' 피해자 유족의 절규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이 남긴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틀 만에 53만5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치킨 배달하던 50대 가장 참변…청원 53만5000여명 동의

[더팩트｜윤정원 기자]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9월 9일 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9일 새벽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던 아버지가 역주행하던 30대 만취녀의 차량에 치여 숨졌다며 해당 운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목격담을 확인했다. 중앙선에 시체가 쓰러져있는데 가해자는 술에 취한 와중에 119보다 변호사를 찾았고, 동승자는 바지 벨트가 풀어진 상태였다"면서 "아무리 실수여도 사람이 죽었다. 7남매 중에 막내가 죽었고,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저희 아빠는 가게 시작 후 계속 직접 배달하셨다.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살지 않으신 적이 없다"며 "이렇게 보내드리기엔 제가 너무 해드리지 못 한 게 많다. 제발 마지막으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서 미꾸라지로 빠져나가지 않게 그거라도 할 수 있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전 11시 48분 기준 53만5443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9일 오전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던 여성 B(33)씨는 중앙선을 넘은 뒤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오토바이 운전자이자 청원인의 아버지인 A씨(54)는 사고 당시 119 구급대원에 의해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술에 많이 취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와 함께 있던 동승자 C씨(47)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B씨와 C씨가 차량에 함께 탑승할 당시 모습 등이 찍힌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C씨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 또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가해자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가해자는 '윤창호법'을 적용받게 된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윤창호씨의 이름을 딴 개정 특가법(2018년 12월 시행)으로,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인 게 골자다.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4일 오후 2시 30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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