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이먼트가 참여한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이 특혜 논란 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창원SM타운 조감도. /창원시 제공 |
특혜 논란 딛고 창원시·시행사·운영사 협상 테이블…빠르면 내년 1월 본격 가동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창원시가 한류열풍을 잇는 한류의 메카로 거듭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시작한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이 민간투자자를 끌어들여 일거양득을 노렸지만 지속된 갈등과 반목으로 준공 예정이었던 5월을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창원시는 사업 시행사와 운영회의를 갖고 그간 창원SM타운에 관한 갈등과 특혜 시비 등을 대화와 협의를 통해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히지만 해결에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해결 실마리를 찾고 있는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의 특혜 논란 과정과 진행 상황,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한류체험공간'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은?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이먼트가 운영사로 참여한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은 안상수 전 창원시장이 지역 한류체험공간을 만들겠다며 2016년부터 추진한 민간투자사업이다.
민간사업자인 창원아티움시티가 의창구 팔용동 35-2번지 2만3986㎡중 2만여㎡를 매입해 주상복합아파트(2만406㎡·지하 4층, 지상 49층 4개동 1132가구)와 오피스텔(29층 1개동·54실), 상업공간(단지 내 지하 1층, 지상 1층·102실)을 짓고 분양수익(약 1000억원)으로 호텔 및 공연장 등을 갖춘 SM타운과 공영주차장을 창원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이먼트는 20년간 운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창원SM타운은 부지 3580㎡에 시설 연면적은 약 2만4520㎡이다.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지하 1층~지상 3층은 스타 마케팅을 이용한 리테일 샵과 스타 기념품 샵, 체험 스튜디오로 꾸며진다.
지상 4~5층은 840석 규모의 홀로그램 공연장, 6~7층은 800명 수용이 가능한 컨벤션으로 구성된다. 또 8~9층에는 한류스타 아이템과 가상현실을 접목시킨 스타 테마형 호텔이 들어서 공연 관람과 체험, 숙박까지 가능한 논스톱 체류형 관광라인이 들어선다.
당시 창원시는 창원SM타운 조성으로 생산유발효과 5600억원, 부가가치 2236억원, 고용유발 3477명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사업은 6000억원대 대형 개발사업으로 2020년 5월 완공 예정이었다.
노창섭 창원시 시의원과 시민단체가 지난해 7월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의 공익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원=강보금 기자 |
◆특혜 논란 지속…경남도 감사·창원시 특별 점검 잇따라
이 사업은 사업계획을 발표한 뒤부터 특혜 논란이 계속됐다. 경남도가 2017년 2월부터 11월까지 7개 시·군과 출자출연기관 1곳의 대형 건설공사장을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 때 문제점이 처음 드러났다.
경남도는 민간투자자 공모 부적정, 지구단위계획 변경(특별계획구역) 부적정, 주상복합용지 용적률 상향 부적정, 도시관리계획(미관지구 해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 부적정, 사업계획 중복에 따른 조치 부적정, 실시협약 등 이행 부적정 등 6가지 사항을 지적했다.
특히 경남도 감사를 통해 창원SM타운 조성지인 사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계획을 수립하고 의회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해당 절차를 생략한 점, 사업시행자가 공모신청자로 부적격임에도 사업자로 선정된 점, 해당 절차를 무시하고 지구단위 계획구역을 결정고시하고 사업자가 선정되기 전 미리 미관지구를 해제한 점 등을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경남도 감사결과에 따른 처벌은 솜방망이 징계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창원시 담당공무원 12명을 문책하고 우수저류지(해당부지) 공사비 12억원을 민간사업자가 부담토록 하는 선에서 끝냈다.
이에 정의당 경남도당을 중심으로 한 시민고발단은 2018년 초 안상수 전 창원시장 등 관련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형사책임을 물을 정도의 법 위반을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2월 김동수 창원시 감사관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창원아티움시티측의 검찰 고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
이어 민선 7기 허성무 창원시장이 2018년 6월 취임했다. 허 시장은 취임 후 전임 시장의 잔재 치우기에 적극 나섰다. 창원시는 그해 8월 특별검증에 이어 이듬해인 2019년 2월 창원시 감사관실이 TF팀을 구성해 3개월간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창원시 감사관실의 점검 결과, 창원SM타운 조성사업은 '총체적으로 위법한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김동수 감사관은 이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총 11개의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민간투자사업의 검토 부적정, 공모사업 추진과정 부적정, 사업계획 선정 부적정,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등 도시관리 정책 기본 미준수, 일반미관지구 해제 및 지구단위계획 변경 부적정, 공유재산 처분 및 취득절차 부적정, 실시협약 부적정, 실시계획승인(변경) 부적정 등이다.
김 감사관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을 통해 "창원SM타운 조성 사업은 공익성이 부족하고 총체적으로 위법한 사업으로, 이 사업의 성격에 대해 정의를 내리자면 민간투자사업으로 포장된 부동산 개발사업이다.
시의 중요재산을 단체장 마음대로 처분한 위법·부당 사업이며, 이 때문에 계획도시 창원시의 도시관리 정책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나쁜 선례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의 경남도 감사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2년이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지속되자 이번에는 창원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또 창원SM타운과 함께 지어진 주상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 아티움시티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7월 기부채납될 공영주차장 설치 비용에 아파트 분양가가 포함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시행자인 창원아티움시티 측이 개발이익으로 조성해야 할 공영주차장 공사비용 186억원을 분양가에 넣어 아파트를 비싸게 분양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구당 1600만원(1132가구, 186억원)씩 비싸게 아파트를 분양받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창원아티움시티는 지난 2월 해당 사업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김동수 창원시 감사관과 노창섭 정의당 창원시의원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지난 7일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건립사업 시행자인 ㈜창원아티움시티 서동주 대표가 지난 2월 창원시청에서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
◆창원SM타운 애물단지 될까? 복덩이 될까?
정의당 노창섭 창원시의원은 "올해 연말까지는 창원시가 창원SM타운 조성사업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고 표류된 사업을 안정화시킬 것 같다"고 말했다.
2017~2019년 경남도 감사와 창원시 특별 점검, 검찰 고발 등 많은 산을 넘어 창원시와 창원아티움시티, 운영사 SM엔터테이먼트는 지금까지 4~5차례의 협상 테이블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아티움시티 측이 그동안 비협조적이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갈등과 반목을 털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사업이 정상 궤도에 놓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창원시는 창원SM타운 조성사업 관련부서를 기존의 감사관실에서 경제일자리국장을 총괄팀장으로 하는 투자유치단으로 옮겨 협의 창구를 일원화했다.
이들은 앞으로 사업 과정에서 특혜로 발생한 이익금(약 1000억원) 반환, 공영주차장 건립에 포함된 힐스테이트 아티움시티 입주예정자의 분양금 반환, 운영과 관련한 협약 변경 등의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다룰 계획이다.
창원SM타운은 협상을 통해 협약변경이 이뤄지면 순차적으로 임시 사용승인, 창원복합문화타운 조례 제정, 의회동의, 기부채납, 위탁심의 등의 절차를 마무리해 내년 1월쯤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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