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혈액저장고 ‘텅텅’… 코로나發 혈액수급 ‘비상’
입력: 2020.09.11 15:46 / 수정: 2020.09.11 15:4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가 줄어들면서 부산과 경남의 혈액 보유량이 적정 보유량 5일분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수혈용 혈액제제 혈액형별 일일 보유현황(2020년9월11일 기준). /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가 줄어들면서 부산과 경남의 혈액 보유량이 적정 보유량 5일분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수혈용 혈액제제 혈액형별 일일 보유현황(2020년9월11일 기준)'. /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제공

단체 헌혈 전년보다 30% 급감…수혈 환자 수술 차질 빚기도

[더팩트ㅣ부산·창원=김신은·강보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가 줄어들면서 부산과 경남의 혈액저장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은 11일 기준 부산지역 혈액보유량은 적혈구는 4.6일분, 혈소판은 0.7일분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수혈용 제제인 혈소판이다. 혈액 적정 보유량은 닷새치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혈소판은 1일도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통상적으로 적정 혈액 보유량이 닷새 치가 유지되어야 환자들에게 원활한 보급이 가능한 ‘적정’ 단계라고 정의한다. 5일분 미만으로 떨어지면 '관심' 단계, 3일분 미만은 '주의' 단계, 2일분 미만은 '경계' 단계, 1일분 미만은 '심각' 단계로 구분한다. 부산의 혈소판 보유량은 ‘심각’ 단계에 접어들었다.

헌혈자 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부산혈액원이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부산에서 헌혈에 참여한 사람을 집계한 결과 개인 헌혈자는 9만1531명, 단체 헌혈자는 2만2644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각각 2.1%, 29.3% 줄어든 수치로, 단체 헌혈이 크게 줄었다.

혈액형 별로는 적혈구에서 O형의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주의’ 단계에 들었고, 혈소판은 AB형 1.1일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1일분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혈액 수급 차질도 불가피하다.

부산혈액원 관계자는 "수급 비상을 막고자 다른 핵액원들과 지역 간 공유를 통해 혈액 보유량을 매일 일정하게 맞추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 헌혈자는 크게 줄지 않았는데 학교나 기업, 기관의 단체 헌혈이 줄어들면서 보유량이 줄어들었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남 거창군이 지난달 말 코로나19 혈액 수급을 위한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벌였다. /거창군 제공
경남 거창군이 지난달 말 '코로나19 혈액 수급을 위한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벌였다. /거창군 제공

경남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남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월부터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헌혈자가 줄어 특정 혈액형의 경우에는 1~2일분이 채 남지 않아 ‘보유량 비상’ 상황이다.

또 A형 환자들 일부가 당장 수술에 사용할 혈액이 없어 헌혈자를 직접 찾아나서는 등 혼란을 빚기도 했다.

경남혈액원에 따르면 올해 2~8월 기준 단체헌혈 실적은 3만3170명으로 지난해 4만498명보다 7000명 이상 줄었다.

특히 고교 단체헌혈은 지난해 1만6487명이었으나 올해 5176명으로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대학 단체헌혈 역시 올해 768명으로 현저히 낮은 수치다.

반면 군부대와 공공단체, 일반단체의 헌혈 참여자는 증가했다. 또 개인헌혈은 지난달까지 지난해(4만8464명)보다 11% 늘어난 5만3813명이 참여했다.

경남혈액원 관계자는 "지난 8·15광화문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등으로 헌혈을 취소하는 단체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나마 헌혈의 집에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펼쳐 개인헌혈이 늘어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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