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체 상태로 남의 집 몰래 들어가 맥주 마시고 음란행위 한 20대 남성[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10일 낮 12시30분쯤 부산시 남구 한 원룸 입구에서 만난 20대 여대생 A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에 들어가는 길에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한 남성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이날 <더팩트>는 A씨를 만나 최근의 ‘아찔했던 순간’들에 대해 들어봤다. A씨는 "부산에 태풍이 오기 전이었다. 3주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 원룸의 출입구 통유리에 나체의 남성 모습이 비쳤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운을 뗐다.
A씨는 "그 남성이 홀딱 다 벗은 상태로 돌아다닌 모습에 순간 ‘내가 잘못 봤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러다 원룸 출입구 앞에 주차된 차량 뒤로 돌아가 알몸인 채로 거리로 나가는 모습을 봤다. 오늘 언론 기사를 보고 더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언급된) 1층에 거주하는 피해자가 며칠 전 원룸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비밀번호를 바꾸기를 권했 다"며 "사건 보도를 보고서야 오늘 급히 비밀번호를 다른 걸로 바꿨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가 도저히 믿기 힘든 광경을 눈으로 확인했던 이 남성은 최근 남의 집을 무단으로 침입, 음란행위를 하다가 결국 쇠고랑을 찼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20대의 평범한 직장인 B씨다. B씨는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부산 남구에 있는 원룸 2층에 살았다. 그는 알몸 상태로 이 원룸 복도를 수차례 돌아다니다 1층에 있는 C씨 집 현관문에 비밀번호 ‘1234’를 눌러봤다. 비밀번호 1234는 이 원룸의 초기 비밀번호다. B씨는 이사 온 뒤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았던 C씨 집의 현관문을 유유히 통과할 수 있었다.
B씨는 주인이 없는 방에 들어가 냉장고에 있던 캔 맥주 등을 꺼내 마시고, 방 안에서 음란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집에 들어온 C씨는 냉장고에 보관해 둔 맥주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 원룸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B씨의 이런 변태 행각을 알게 된 C씨는 지난 4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지난 7일 B씨는 이미 원룸에서 이사를 한 뒤였다. 경찰은 탐문 수사를 펼친 끝에 지난 9일 다른 원룸에 살고 있던 B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씨의 나체행각을알고 있다는 사실을 안 집주인이 B씨에게 이사를 종용했다"며 "평범한 회사원인 B씨는 알몸 상태로 복도를 돌아다니자 묘한 기분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주거침입, 절도, 공연음란 혐의로 B씨를 송치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