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다친 것도 억울한데 소송해라?…남원시 관리 소홀에 시민 피해 속출
입력: 2020.09.08 10:40 / 수정: 2020.09.08 10:40
점프대를 방불케하는 파손된 자전거 전용도로 구간. 지난 1일 시민 김모(38) 씨가 이 구간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인근에는 출입을 통제하거나 위험 경고 문구 표지판조차 없었다. /남원=이경민 기자
점프대를 방불케하는 파손된 자전거 전용도로 구간. 지난 1일 시민 김모(38) 씨가 이 구간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인근에는 출입을 통제하거나 위험 경고 문구 표지판조차 없었다. /남원=이경민 기자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구간조차 출입 통제나 표시 없어 '논란'

[더팩트 | 남원=이경민 기자] 지난달 초 집중 호우가 휩쓸고 지나 간 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직격탄을 맞은 전북 남원에선 복구가 늦어지면서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구간조차 출입 통제 없이 방치돼 있고, 일부 도로는 부러진 나무들로 가로막혀있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일 남원시 신촌동 인근 자전거 전용도로. 김모(39) 씨는 이곳을 자전거로 주행하던 중 집중 호우로 인해 파손된 구간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김 씨는 "그날 자전거를 타고 월락동으로 이동 중이었다. 어두컴컴한 구간에서 갑자기 자전거전용도로가 파손된 것을 발견하고 급하게 핸들을 꺽어 정차를 시도했지만, 자전거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라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그는 오른쪽 팔을 크게 다치고 전신 타박상을 당했다. 고가의 자전거도 파손됐다. 앞서 지난 2월 13일 남원시는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전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보험에 가입했지만, 김 씨는 보상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병원 치료비조차 보상받을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남원시의 관리 소홀로 사고를 당했고 앞으로 어떻게 사고 처리를 해야 하냐고 남원시에 문의했는데, 남원시 관계자는 '소송 밖에 없다''"라며 "사과조차 없이 '소송하고 문제가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 남원시의 입장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지난 3일 늦은 밤 임실과 경계 구간인 도로를 이용한 이모(38) 씨도 작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운전 중 바로 앞에서 부러진 나무가 도로에 놓여 있던 것. 급정차를 시도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범퍼에 스크래치가 생겼다.

자전거를 타고 갑자기 맞닥뜨릴 수 있는 파손된 자전거전용도로 구간. /이경민 기자
자전거를 타고 갑자기 맞닥뜨릴 수 있는 파손된 자전거전용도로 구간. /이경민 기자

이 외에도 남원시에는 위험 구간과 파손된 시설물들에 대해 남원시에 시민들의 항의가 수차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남원시 관계자는 "김 씨와 유사한 민원사례가 며칠 전에도 접수됐다. 집중 호우와 섬진강 제방 붕괴로 인해 남원 전역이 피해를 입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다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벌써 한 달째 전 직원이 야근과 주말 근무까지 이어가고 있지만 복구하는 데는 한참 걸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고를 당한 시민은 담당 공무원이 만나서 해결점을 찾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집중 호우로 파손된 시설물과 쓸려 나온 쓰레기조차 치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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