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시티 장성 … ‘노란색 갑질’에 계약직 직원 사표제출 ‘파문’
입력: 2020.09.07 17:26 / 수정: 2020.09.07 17:26
장성군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중이던 김모 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지붕을 노란색으로 칠하라는 유두석 군수의 거듭된 압박에 시달리다 사표를 제출한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있다. 장성군은 노란색 컬러마케팅을 내세운 옐로우 시티 장성 브랜드를 출원하고 노란색 경관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진은 지붕과 펜스를 노란색으로 칠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 독자 제공
장성군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중이던 김모 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지붕을 노란색으로 칠하라는 유두석 군수의 거듭된 압박에 시달리다 사표를 제출한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있다. 장성군은 노란색 컬러마케팅을 내세운 '옐로우 시티 장성' 브랜드를 출원하고 노란색 경관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진은 지붕과 펜스를 노란색으로 칠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 독자 제공

군수가 직접 “당신 집 지붕 노랗게 칠해라” 압박...스트레스 시달리다 사표내고 정신과 치료중

[더팩트ㅣ광주=허지현 기자] 노란색 컬러마케팅을 내세워 ​‘옐로우시티 장성’을 브랜드 출원한 장성군이 군 직원을 대상으로 노란색 페인트칠을 지나치게 강요해 이를 견디다 못한 계약직 공무원이 사표를 제출한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의 실명을 밝힌 장성군 전 계약직 공무원 김 모 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노란색 페인트 칠을 강요하는 지나친 업무지시, 군수의 권한 밖의 지시 등의 갑질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 6월 25일 사표를 제출했고, 사표가 수리돼 현재는 쉬면서 정신과 병원치료를 받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고통스런 심경을 호소했다.

김 씨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유두석 장성군수가 직접 "가족의 보금자리인 저희 집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하라고 수차례 명령하듯 말했다"고 말하며 "우리 가족에게 참을 수 없는 간섭이었고 갑질이었다"고 주장했다.

수차례에 걸친 유 군수의 압력을 견디다 못해 김씨는 "500만원을 들여 지붕에 노란색 페인트 칠을 했지만 기존 지붕재료인 스페니쉬 기와에 페인트칠을 했지만 재료의 특성 상 완전한 색상이 나오지 않자 다시 덧칠을 하고 처마까지 노란색으로 칠하라는 지시를 거듭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김씨는 "노란빛이 도는 나무 ‘에메랄드골드’ 100만원어치를 구입해 나무울타리를 조성해 처마와 지붕덧칠을 대신하려고 했지만 유 군수의 처마와 지붕 덧칠 강요는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씨가 심각하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은 "지난 6월 11일 오후 1시 경 아열대작물실증센터 최종 장성군 선정 결과 발표 후 관련 직원들이 군수실로 집결했는데, 여러 명의 직원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도 저희 집 처마 이야기를 꺼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인사권자인 유 군수의 거듭된 압박에 "수없이 사표제출을 생각했지만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이 쉽지 않아 고민하다가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악몽에 시달리며, 가슴이 벌렁거리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감정조절이 안되는 날이 점점 심해져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제출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사유재산 침해는 있을 수가 없다. 군의 역점사업이기 때문에 권유는 하고있지만 강요라는 표현은 받아들일 수 없다. 신청을 한 군민들에게 소정의 지원금을 보조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 건축사는 "건축은 거주인의 꿈과 취향이 반영되는 공간이다.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노란색을 칠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며 "색상 하나를 선택할 때도 전체 구조물의 형체와 사용된 재료와의 조화를 생각해야 하는 일인데 지붕을 노란색으로 하라는 것은 상식 밖이다"는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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