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다리를 건너지 마오' 다리 붕괴 30초전 나타난 송정교 영웅
  • 윤용민 기자
  • 입력: 2020.09.04 08:57 / 수정: 2020.09.04 08:57
지난 3일 오전 7시 28분께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송정교 다리가 붕괴되기 직전 마을 주민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평창군 제공
지난 3일 오전 7시 28분께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송정교 다리가 붕괴되기 직전 마을 주민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평창군 제공

평창 송정교 무너지기 직전 인명 피해 방지[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오면 안돼요. 다리가 무너질 수 있으니 빨리 후진하세요."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강원 평창군의 송정교가 무너지기 직전 마을주민이 차량을 막아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평창군에 따르면 진부면 하진부리 주민 박광진(59)씨는 3일 오전 마을과 시내를 연결하는 송정교를 바라보다 위태로운 생각이 들었다.

마이삭이 몰고 온 물폭탄 탓에 강물이 급격히 불어난 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다리가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그는 오전 7시 28분께 다리를 건너려는 승용차를 발견했다. 황급히 뛰어가 손짓을 하며 "뒤로 빨리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다리를 절반가량 지난 승용차 운전자는 박씨를 보고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운전자는 바로 차를 세우고 비상등을 켠 채 신속하게 후진했다.

지난 3일 오전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송정교 다리가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의 영향으로 쏟아진 226.1㎜(진부 인근 대관령 기준)의 비에 붕괴된 모습. /뉴시스
지난 3일 오전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송정교 다리가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의 영향으로 쏟아진 226.1㎜(진부 인근 대관령 기준)의 비에 붕괴된 모습. /뉴시스

30여초 후 거짓말처럼 다리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위기를 모면한 것이다.

박씨는 다리가 유실된 이후에도 소방대원들과 함께 현장 통제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6년과 같이 큰 피해가 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리 쪽으로 뛰어나갔다"며 "오늘처럼 위급한 상황이 오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박씨와 함께 현장에 있었던 홍준균(48) 송정4리 이장은 "박씨가 다리 균열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정말 큰일 날뻔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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