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과 부재·의료진 부재·장비 부재 등 이유로 모두 거절"[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준비가 다 됐는데 응급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굉장히 답답했다."
28일 오후 부산 강서소방서 대저119안전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구급대원 A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번 브리핑은 의사들이 집단휴진에 돌입한 첫날인 27일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인 40대 남성이 응급처치를 받을 병원을 3시간 동안 찾지 못해 울산에 있는 대학병원까지 가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진 사실이 세간에 관심을 받자 마련됐다.
당시 신고를 받은 부산소방이 이날 A씨의 응급조치를 위해 약 1시간20분간 부산과 경남지역 대학병원 6곳, 2차 의료기관 7곳에 20여차례 이송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인력 부족 또는 의료기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거절당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A씨는 병원 이송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진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병원에 다 연락했으나 진료과 부재, 의료진 부재, 장비 부재 등 여러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 파업'과 연계한 답변도 내놓았다.
그는 "2006년 처음 소방에 발을 들여놓은 후 환자를 이송할 때 이런 식으로 거절을 당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밤 시간대를 고려해도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A씨는 환자와 함께 할 당시 심정에 대해 "약물 중독은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 전문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병원 선정이 되지 않고, 받아주는 병원조차 없어서 굉장히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또 당시 환자 상태에 대해 "처음에는 묻는 말에 대답했다. 본인 입으로 '농약 먹었다'는 등 이야기도 했다. 의식은 많이 좀 혼미한 상태였지만, 대화를 오갈 정도였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의식은 점점 떨어졌고 마지막에는 통증에도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제때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 가능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문적인 부분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