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의원들, '무기명 투표' 반발 일제히 퇴장…'당내 경선' 안거친 자당 소속 의장 사퇴 촉구[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경남도의회의 김하용 의장 불신임 안건이 20일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에 반발하면서 일제히 자리를 뜨면서 또다시 파행됐다.
경남도의회는 이날 열린 제378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장 불신임 건'과 '김하용 의장, 장규석 제1부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운영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사퇴 촉구 결의안'을 기명 표결해 9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의사일정 순서 변경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정회와 속개를 수차례 반복하며 3시간가량 시간을 끌었다.
먼저 두 안건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송순호(창원9) 의원은 24명의 동의를 얻은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하면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먼저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계류 중인 의장 불신임 건을 먼저 처리하고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겠다"며 회의 진행을 강행했다.
이에 송 의원은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했다. 회의 규칙 제18조에 따라 처리해 달라"며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토론없이 변경안을 표결에 붙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장은 의장 불신임 건을 처리하는 절차로 장 제1부의장에게 진행을 넘겼다.
장 제1부의장은 의사봉을 넘겨 받고 "법률 대리인 등 8곳에 자문한 결과, 무기명 투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6곳이 나왔으며 나머지 2곳은 회의 규칙을 따르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다.
회의 규칙은 국회법 112조의 표결 방법을 참조한 것이다. 국회법상 불신임 등 인사에 관한 중대한 사안의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해당 안건을 투표용지에 의한 무기명 투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제1부의장의 투표 방식에 대한 경과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 일정을 변경해 달라. 의장과 제1부의장만의 독단적인 의사 일정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고성을 쏟아내며 자리를 이탈했다.
이에 재적의원 중 과반수 이상의 의원이 회의장을 퇴장해 본의회는 의결 재적수 미달로 산회됐다.
의장 불신임 건을 둘러싼 파행은 지난 6월24일 후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경남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당 소속인 김 의장이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의장단 선거에 출마해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했다면 사퇴 촉구안을 냈다.
이어 김 의장이 당선 후 지난 7월1일로 예정된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송순호 의원이 민주당 의원 31명의 서명을 받아 '김하용 의장 불신임의 건'을 대표발의했다.
이런 가운데 상임위원회 배정을 두고 민주당 의원이 의장실을 찾아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내부 갈등이 도를 넘으면서 도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