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서울에서 활동하는, 5.18을 직접 겪지않은 90년대생 청년작가들이 5.18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억방식'을 선보이는 특별한 전시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이큐킴의 '기억을 위한 공백(가변설치 천에 수정액, 조명조광)./장동 콜렉티브 제공 |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展, 15일~25일 ‘예술공간 서로’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5·18을 직접 겪지 않은 광주와 서울의 90년대생 작가들이 참여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는 전시 명을 걸고 8월 15~25일 10일 예술공간 ‘서로’(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5·18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세대가 5·18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하고자 하는지 예술작품을 통해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광주와 서울의 청년 작가들이 각기 자신의 시각으로 마주하는 5·18을 그려냄으로써 ‘광주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과 광주 밖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느끼는 5·18의 무게는 과연 얼마만큼 다를까’를 확인하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참여작가들이 오래도록 예열의 시간을 함께 공유했다는 점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선다. 참여 작가들은 지난 봄붙터 5·18 민주화 운동 사적지를 탐방하고 오월 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등 5·18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수지(미디어), 김은지(회화‧설치), 이큐 킴(설치), 전지홍(회화) 등 4인의 작 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했으며, 각기 나름의 작업방싱을 통해 5·18을 기억하고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김은지 'More than Everlasting Moment' (캔버스에 회화 미디어 복합, 97 x 145)./장동 콜렉티브 제공 |
광주 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시 입주작가인 강수지 작가는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을 통해 개인적 경험과 불완전한 사회가 맞닿는 지점을 탐구해왔으며, 본 전시에서는 5·18을 설명해온 잔혹한 이미지들의 자리에 숭고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가져다 놓는다. 이를 통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자의 삶에서 광주의 오월을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양화를 전공한 김은지 작가는 추상 작업을 통해 독립된 개인들이 함께할 때 나오는 ‘폭발적인 시너지’를 작품의 주제로 삼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사건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전, 순수했던 만남의 순간을 회화 및 설치 작품으로 풀어내 미래세대로 하여금 ‘절대공동체’로 설명되는 순간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한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이큐킴은 다양한 프로젝트와 협업을 통해 예술이 삶에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으며, 본 전시에서는 흰 천을 활용한 설치작업을 통해 잔상을 남기는 성찰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사건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가 기억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를 상기시킨다.
전지홍 '달에게 부치는 등기' (순지에 먹과 파스텔, 18.9 x 23.9)./ 장동 콜렉티브 제공 |
서울이 활동 공간인 전지홍 작가는 개인의 서사에서 출발한 회화 작업을 지속해왔다. 본 전시에서는 개인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이 겹쳐지는 지점을 탐구해 새로운 기억의 방식을 제안한다.
본 전시 기획자인 장동콜렉티브 (김소진, 이하영)는 "전시를 통해 새로운 기억 방식을 확인하고 그 의미와 젊은 세대의 역할을 조명하고자 한다. 청년 작가들의 목소리가 담긴 예술작품을 통해 보다 많은 미래세대가 자발적으로 기억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5·18정신을 함께 계승해 나가고자 하는 시도"라고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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