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부산 지하차도 참사 책임, 소방관에 전가 말라"…청와대에 ‘국민청원’
입력: 2020.08.07 17:04 / 수정: 2020.08.07 17:57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명구조 소방관, 경찰 압수수색·조사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에 시달려"…1만7천여명 서명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최근 폭우로 인한 침수로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이 소방을 무리하게 수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더팩트> 취재 결과, 지난달 23일 밤 10시18분쯤 시간당 최대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부산 동구 초량동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차량 7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면서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날 부산지역에는 오후 8시쯤 호우경보가 발령됐는데도 이곳 지하차도에는 차량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이번 참사와 관련, 동부경찰서로부터 사건 일체를 넘겨받아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중부소방서 소속 소방관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같은 날 오후 119초량안전센터, 중부소방서, 부산소방본부 종합상황실 등 관계기관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이어 경찰은 30일 오후 6시부터 3시간여 동안 부산소방본부와 중부소방서, 초량119안전센터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참사는 대국민 관심사인 만큼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밀려오는 물살을 헤치며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구조 활동을 펼쳤다"며 "이로 인해 피부병에 걸린 사람도 있고, 현장 구조활동 과정에서의 트라우마와 경찰 조사에 따른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소방관도 있다"며 경찰의 압수수색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부산소방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하차도 참사 발생 시간대인 지난달 23일 오후 9시30분부터 10시13분까지 119신고가 폭주하는 바람에 지하차도 피해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당시 3115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는 평소 신고 건수보다 55.7배 증가한 수치다.

한편 소방은 신고 폭주 등으로 피해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47분쯤 긴급상황을 인지하고 이미 구조활동을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후 오후 9시52분쯤 부산소방에 공동 구조활동을 요청한 바 있다.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경찰이 소방당국을 압수수색하는 상황으로 흐르자 급기야 '소방관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산 침수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의 누나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엔 ‘최근 언론에서 쏟아내는 소방서 압수수색 기사는 말이 되나. 소방관들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안전은 뒤로 한 채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헤엄쳐 들어간 내 동생이 요즘 말이 없다. (경찰 조사 때문에)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소방관도 있다고 하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6명을 구조한 소방관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지 생각해 줬으면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고, 그 현장에 제 동생이 있었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동생과 동료들은 밀려오는 물살을 헤치며 맨몸에 밧줄 하나 매고 물속을 수영해서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적었다.

또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하는 것을 하지 말아 달라. 그 어떤 어려움에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지난 5일 시작해 다음달 4일까지 진행한다.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한다. 7일 오후 3시 현재 1만7872명이 서명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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