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광주 동구청, 주차 회전반경 미확보에도 설계변경 승인...커넥션 의혹 '눈덩이'
입력: 2020.07.30 11:51 / 수정: 2020.07.30 11:51
광주 동구청사 전경./동구청 제공
광주 동구청사 전경./동구청 제공

건축사·감리사 행정처분 받았지만 설게변경 통해 공사 강행, 전문가들 "주차장 회전반경 확보 불가"

[더팩트ㅣ광주=문승용 기자] 광주광역시 동구 호남동 구 태평극장 부지에 들어설 오피스텔 신축허가가 주차회전 반경을 확보하지 못했는데도 동구청이 건축허가를 승인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동구청은 이같은 사실을 허가 이후 인지하고 설계사와 감리사를 행정처분한데 이어 설계변경을 승인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주차장회전반경 확보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여 커넥션 의혹까지 불거졌다.

30일 동구청 등에 따르면 호남동 구 태평극장 부지는 대지면적 1,062㎡(321.46평) 연면적 14,972㎡(4,529평)으로 지하 3층 지상 22층, 총 202세대 규모 신축 공사이며, 서울에 주소지를 둔 T종합건설이 지난 2017년 12월 건축허가를 득했다. 하지만 T종합건설은 건축허가를 받고도 착공에 들어가지 않았고 광주지역 S토건에 팔아 넘겼다.

이 부지는 그동안 광주지역 일부 시행사와 재건축사업자가 관심을 가졌지만 현 부지 상태로는 주차장 회전반경이 문제가 된다는 건축사의 의견을 받고 관심을 접었던 곳이다.

S토건은 지난해 1월 1차 분양에 들어갔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해 7월 24일 주차장 회전반경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민원이 발생했다. 동구청은 민원인의 주장을 확인하고 8월 1일 S토건에 공사중지명령을 통보했으며, 광주시에 건축사와 감리사를 성실의무 위반으로 행정처분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광주시는 동구청의 의견에 따라 건축사와 감리사를 행정처분했다.

여기서 허가권자이며 모든 법적 책임을 가진 광주 동구청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동구청은 잘못된 설계를 정상화하는 설계변경을 승인했지만 이 또한 ‘관련 법 위반으로 볼 여지가 상당히 크다.’는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면서 건축인허가와 관련된 커넥션 의혹까지 제기된다.

◆허가담당자, 관련 법 검토 없이 허가…해명은 거짓?

문제는 T종합건설이 허가를 신청할 당시 광주 동구청은 허가신청서류를 자세히 검토했고 관련 부서별 법적 검토를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주차장 진출입로 회전반경, 근린생활시설 계단과 오피스텔 계단을 공유할 수 없는 사실을 모른 채 허가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8월 29일 설계변경 절차에서 문제점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이 건축허가는 동구청 건축심의위원회에 상정돼 심의위원회가 한차례 진행된 뒤였다. 건축심의위원회에 상정되기까지는 건축허가담당자가 허가와 관련된 각 부서에 관련 법규를 검토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고 각 부서에서 허가신청서를 검토 후 법적 문제가 없다는 통보, 즉 행정 요건이 충족됐을 때 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다.(하단 사진 참조)

국토교통부 고시 건축위원회 심의기준./광주=문승용 기자
국토교통부 고시 건축위원회 심의기준./광주=문승용 기자

상황이 이러한데도 동구청 건축허가담당 오모 씨는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지침 사항과는 달리 해명하면서 행정지침을 위반한 의혹을 낳고 있다.

오 씨는 "절차가 다르다. 건축심의위원회가 먼저 이뤄진다"며 "심의가 끝나고 난 다음에 허가가 접수된다"고 말했다. 건축심의위원들은 반대로 이야기 한다고 하자 오 씨는 "건축심의위원들이 행정가는 아니다, 처리하시는 분들도 아니고 조사(관련부서 협의)전에 심의를 먼저 진행한다"고 해명했다.

또 이 부분에 대해 서로 대립된다는 질문에는 "대립각이 아닌 법률적인 것을 설명한다"면서 "심의위원들이 행정을 처리하지는 않는다. 동구청에서 법 테두리 안에서 허가 신청 전에 심의를 득하게 돼 있고 심의가 끝나면 그걸 가지고 허가 접수를 해서 관리부서와 협의를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이 당시 건축심의위원회는 ‘주차장 진출입로와 지하주차장 램프(곡선) 시작 위치의 주차관리실 부분 회전반경을 확보하라’는 요청을 했고 T종합건설은 반영했다고 답변했다.

건축심의위원회 심의의결 및 조치내용을 종합하면 구 태평극장 오피스텔 건축허가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착공 후 공사중지와 설계변경으로 이어지면서 건축허가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해 8월 29일 설계변경은 주차장 회전반경 확보, 근린생활시설 계단과 오피스텔 계단을 공유하는 것으로 설계됐지만 계단의 경우 관련 법상 공유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어 기존 2곳의 계단과 별도로 2곳을 추가하는 설계를 변경했다. 동구청이 건축허가신청서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부분이다.

건축허가담당 오 씨는 지난 9일 "우리 부서에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그 당시 책임자도 아니었다"고 격한 감정을 보이면서 "서면으로 민원을 접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씨가 ‘책임자도 아니었다.’라고 밝혔지만 <더팩트>가 입수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오씨는 2017년 12월 18일 최초 건축허가 당시 건축허가계장으로 확인됐다.

<더팩트>는 오 씨의 요청에 따라 지난 10일 동구청에 취재 공문(2020-0710)을 발송했다. 오 씨는 지난 17일 답변 회신에서 "건축법 제27조에 의거해 건축물의 건축허가 등과 관련된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업무에 대하여는 건축사가 업무대행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당해 건축물의 설계자와 감리자는 업무상 성실 위반으로 행정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지자체 관련 허가담당자와 일부 건축사 등은 "모든 허가업무는 건축허가담당 부서에서 건축법 등에 따른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위반이 없을 때 허가할 수 있다"며 "동구청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귀뜸했다.

건축심의위원회에 활동했던 한 인사는 "건축허가담당부서의 업무는 서류 검토이며 인허가 서류가 법적 요건에 맞는지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라면서 "건축사와 감리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스스로가 행정행위를 충족시키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격이고 건축심의위원회에 상정된 것은 각 부서의 법률검토가 끝났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동구청, 설계변경 승인…전문가들 "현재 부지에선 회전반경 확보 어렵다."

S토건은 지난해 8월 1일 공사중지명령 이후 P건축사에 설계변경을 의뢰했고 8월 29일 광주 동구청으로부터 설계변경을 허가받아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오피스텔의 최대 관심사는 주차장 회전반경 확보인데 현재 부지에서는 회전반경 확보가 어렵다는 게 여러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 주차장 진출입구는 한곳에 양방향 차선으로 설계됐다. 지상에서 지하층으로 들어설 때 맞이하는 곡선 부분(하단 사진 참조)이 주차장법에서 요구하는 회전반경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광주 동구청이 지난 2017년 12월 18일 호남동 오피스텔 신축을 허가했지만 주차장 진출입로 회전반경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민원을 접수해 확인한 결과(빨간색 우측 박스 참조)도면상으로는 6500으로 표기했으나 실제 칫수는 6140으로 확인돼 지난해 8월 1일 건축주 S토건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S토건은 8월 29일 설계변경을 마치고 공사를 재개했지만 건축관련 전문가들은 주차장법 시행령에 따라 회전반경(파란색 점선 원형)을 확보하기 어렵고, 설사 회전반경을 확보했더라도 진출입 차선이 자주식주차공간(하늘색 사각박스)을 침범하기 때문에 광주시 조례인 자주식 주차비율과 기계식 주차비율 4:6 기준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독자 제공 광주=문승용 기자
광주 동구청이 지난 2017년 12월 18일 호남동 오피스텔 신축을 허가했지만 주차장 진출입로 회전반경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민원을 접수해 확인한 결과(빨간색 우측 박스 참조)도면상으로는 6500으로 표기했으나 실제 칫수는 6140으로 확인돼 지난해 8월 1일 건축주 S토건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S토건은 8월 29일 설계변경을 마치고 공사를 재개했지만 건축관련 전문가들은 주차장법 시행령에 따라 회전반경(파란색 점선 원형)을 확보하기 어렵고, 설사 회전반경을 확보했더라도 진출입 차선이 자주식주차공간(하늘색 사각박스)을 침범하기 때문에 광주시 조례인 자주식 주차비율과 기계식 주차비율 4:6 기준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독자 제공 광주=문승용 기자

이와 관련 동구청은 공문 회신 답변에서 "지하주차장 램프(곡선)부분의 직각부분을 원형으로 처리하고 연장벽체를 삭제하고 곡선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더팩트>가 광주지역 건축사 3명과 공학박사에게 이와 관련된 건축설계도면(설계변경 전)을 제시하고 출입로 회전반경과 지하주차장 회전반경 확보에 대한 문의를 요청한 결과 "현재 부지에서는 회전반경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관련 법 위반으로 볼 여지가 상당히 크다"고 같은 의견을 보였다.

이 전문가들은 또 "최종 설계변경도면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설계변경이 됐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주차장법에서 말하는 회전반경(파란색 점선)은 주차선에서 내변으로 6m 뒤(위 사진 파란색 점선 원형 참조) 지점이다. 이 지점에 컴퍼스를 두고 돌려보더라도 회전반경은 확보되지 않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더팩트>는 최종 변경된 설계도면을 열람하고 동구청의 입장을 확인하려 했지만 건축허가담당자가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추가 취재를 진행하지 못했다. 설계변경한 P사에도 최종 변경 도면확인을 요청했지만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피스텔 건축주 S토건은 "오피스텔 신축 허가된 상태에서 부지를 매입해 공사에 착공했다가 민원이 발생했다"면서 "우리도 속아서 부지를 매입해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T종합건설은 대한건설협회에 등록되지 않았으며, 대표번호는 현재 C관광호텔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오피스텔 신축을 설계한 S건축설계사무소도 대표전화는 없는 번호로 확인됐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S건축사 대표 J씨는 "호남동 오피스텔 문제는 다 끝난 이야기이고 누가 물어보면 거론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며 "그때 위법 건축물을 설계했다고 고발당했다"고 그 당시 억울한 감정을 드러냈다.

J대표는 이어 "처음부터 니그(너희)가 제대로 해서 안 되면은 이거는 얼마든지 맞출 수 있었다"며 "그랬으면 고발도 안 당하고, 현장은 공사중지 시켜버리고 이런 X의 행정이 어디가 있느냐. 그때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동구청의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J대표는 T종합건설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부인했다.

감리사인 M엔지니어링은 "설계도면을 검토하기도 전에 민원이 발생해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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