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식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이사, 신간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 펴내
신간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 임정식 지음. 출판사 더로드. 312쪽. 1만 8800원. |
[더팩트ㅣ이병욱 기자] 문화는 시대를 투영하고, 그대로 나타낸다. 그래서 문화를 들여다 보면 그 시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예술은 문화의 전반적인 흐름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한다. 예술가들의 경험이 그들이 속해 있는 문화 또는 시대와 동떨어져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의 한 장르인 영화, 그 중에서도 '스포츠 영화'는 제작 당시의 사회 현실과 이데올로기, 대중의 정서를 다른 어떤 장르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반영한다.
한국 사회를 집약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인 스포츠 영화를 통해 정치, 젠더, 돈, 교육, 윤리의식, 리더십 등을 다채롭게 살펴본 책이 출간됐다.
고려대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문학박사)한 뒤 스포츠신문 기자를 거쳐 현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임정식 이사가 펴낸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출판사 더로드).
저자는 스포츠 영화가 스포츠와 영화가 결합한 대중문화로서 정치, 경제, 교육과 같은 사회 현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어떤 시기에 특정 스포츠 종목이 인기를 끌거나 특정 영화가 흥행하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우선 우리나라 스포츠 영화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다. 최초의 스포츠 영화인 '꿈은 사라지고'(1959)부터 2000년대 흥행작인 '말아톤'(2005),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국가대표'(2009), '4등'(2016), '야구소녀'(2020) 등 20여 편을 대상으로 삼아 한국 사회를 탐색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 영화의 역사부터 스포츠 영화의 시대적 표상과 이데올로기, 스포츠 영화에 나타난 리더십 유형과 특징, 진정한 영웅의 의미 등을 폭넓게 살펴본다.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는 영화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스포츠 영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스포츠 윤리, 지도자의 바람직한 리더십, 진정한 스포츠 정신 등은 현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저자는 스포츠 영화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진정한 스포츠 영웅은 경쟁에서 승리한 선수가 아니라 내면의 성장을 이룬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점에 주목한다. 주변인 혹은 아웃사이더가 주인공이 되고, 그들이 새로운 인물로 재탄생하는 스포츠 영화는 우리 시대의 관객들에게 커다란 위안과 희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한 스포츠 영화이다. 이는 작품의 메시지와 이데올로기를 관객들이 수용했다는 의미이다. 특히 김혜경 감독대행과 안승필 감독은 21세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기자 출신 영화평론가인 저자는 그동안 스포츠 영화의 서사 구조, 인물 유형, 지도자의 역할과 유형, 여성 캐릭터 등에 관한 8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하면서 스포츠 영화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스포츠 영화 주인공과 스타 선수의 행적을 영웅 신화로 분석한 '스포츠 영웅의 비밀'을 출간하기도 했다.
임정식 지음. 출판사 더로드. 312쪽. 1만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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