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건너온 100년 넘은 어버이날의 역사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5월 바야흐로 가정의 달입니다.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등 5월의 기념일에 빠질 수 없는 꽃이 있으니 단연 '카네이션'입니다.
카네이션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의 대표적인 선물로 꼽힙니다. 마치 공식처럼 5월에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꽃을 산다면 카네이션을 삽니다. KB국민카드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고객 패널 4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어버이날 선물로 카네이션을 포함한 꽃을 준비하겠다는 답변이 1위(38%)를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카네이션을 ‘감사’의 표현으로 쓰기 시작했을까요?
카네이션의 의미는 어버이날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약 100여 년 전 미국 버지니아주 웨이브 스터라는 동네에서 당시 학생들에게 존경을 받던 교회 학교 선생님인 자비스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딸 안나가 매년 추모행사 열었고, 이 행사를 찾는 학생들에게 생전 고인이 좋아했던 흰 카네이션을 나눠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후 1914년 미국 제28대 대통령 토머스 우드로 윌슨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면서 정식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부터 어머니가 살아계신 이들은 빨간 카네이션을, 여읜 이들은 흰 카네이션을 달았다고 합니다.
이런 풍습이 우리나라에는 1928년경 처음으로 전해졌고, 1956년 5월 8일 제1회 '어머니의 날' 행사가 개최되면서 '어머니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의 날'은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바뀌며 '어버이날'로 확대·제정되었습니다.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감사를 표하는 풍습은 '제2의 부모님'이라 할 수 있는 스승·선생님들에게도 넓게 쓰이며 스승의 날에도 카네이션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KB국민카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어버이날 선물로 카네이션을 포함한 꽃을 준비하겠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독자제공 |
어버이날의 역사가 100여 년이 넘은 만큼 빨간 카네이션의 꽃말에는 '어버이에 대한 사랑, 건강을 비는 사랑'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분홍 카네이션은 '감사와 아름다움', 주황은 '순수한 사랑', 파랑은 '행복', 그리고 보라 카네이션은 '기품과 자랑'이라는 꽃말로 알려집니다. 노란색은 '경멸'을, 하얀색은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뜻합니다.
카네이션 색깔마다 꽃말은 다르지만 요즘은 꽃말의 의미를 생각하기보다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색깔의 카네이션을 다른 꽃과 함께 조화롭게 꾸며 선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30대 A 씨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작약과 함께 노란색 카네이션 꽃다발을 부모님께 보내드렸다"며 "꽃말도 중요하겠지만 부모님이 좋아하는 꽃을 드리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2일 부산 화훼공판장에서 카네이션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독자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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