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내부·투표 용지 촬영 금지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립니다.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는 사전투표로 이미 투표를 마친 분들도 있을텐데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등 우리는 선거를 평균 2~3년에 1번씩 치릅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닌 만큼 낯설고 특별한 경험입니다. 인증샷을 남기고 싶은 욕구가 차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죠. 투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권자의 중요한 권리이므로 자부심을 느낄만한 행위이지만 인증샷을 남길 땐 주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서울 도봉구 창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투표 인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우선 사진을 찍을 때 투표용지를 촬영해선 안 됩니다. 공직선거법 제166조의 2에 따르면 누구든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선거자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한 경우 투표관리관은 촬영물을 회수하고 투표록에 그 사유를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투표지를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유포해서도 안 됩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투표지를 촬영해 SNS에 올린 대학생에게 법원이 3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서도 특정 후보자에게 기표한 투표지를 사진으로 찍어 단체 메신저 방이나 SNS 등에 유포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표 인증샷은 투표소 입구 등 투표소 외부에서 찍어야 합니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소 질서 유지를 위해 기표소 내 촬영뿐 아니라 투표소 내부 촬영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유명인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투표를 할 때 무채색의 옷을 주로 입는다. 사진은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가수 이성종과 양지은(왼쪽부터)의 모습./ 이동률 기자 |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색깔의 옷을 입거나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선거 날이면 유명인들이 무심코 특정 후보를 나타내는 색깔의 옷을 입거나 손가락을 펼쳤다가 "특정 정당 또는 후보를 뽑으라고 선거운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일이 일어나곤 하는데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은 투표를 마치고 난 후 팬들을 향해 손가락 '브이(V)' 포즈를 취했다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래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논란 아닌 논란을 피하고자 유명인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 또는 검은색 옷을 입고 오는가 하면 여러 가지 색을 매치 해 옷을 입고 투표장에 나오는 웃지 못할 헤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 대부분의 유명인들이 손가락을 하나라도 펼칠까 주먹을 꼭 쥐고 카메라 앞에 섭니다.
유명인들이 비판받는 일이 잇따르자 투표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동이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투표 후 인증샷을 남길 때 옷이나 손가락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드러내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정 후보자의 선거벽보, 선전 시설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투표 참여 권유 문구와 함께 SNS 등에 투표 인증샷을 게시 및 전송하는 행위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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