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말고 나 어때] 공룡상 스파이더맨 '크레스티드 게코'
입력: 2024.02.11 00:00 / 수정: 2024.02.11 00:00

[더팩트ㅣ이덕인 기자] 어린 시절 시베리안 허스키 새끼를 입양했다. 적막이 흐르던 집에 웃음꽃이 폈다.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 가족은 좁은 방에서 하루하루 덩치가 커가는 허스키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허스키가 더 넓은 곳을 뛰놀 수 있게 할머니가 계신 시골로 보냈다.

허스키는 똥개가 돼버렸다. 그리고 어느 날 개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시골에는 유명한 보신탕집이 있었다.

학업, 직장 생활 등 치열하게 살다 문득 그때의 허스키가 그리웠다. 반려동물을 다시 키워보고 싶어 종류를 검색했다. 개와 고양이는 물론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 반려식물, 돌 같은 무생물까지 다양했다.

이색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5일 오후 이건영 군 자택에서 만난 반려 도마뱀 크레스티드 게코. /수원=선은양 기자
5일 오후 이건영 군 자택에서 만난 반려 도마뱀 크레스티드 게코. /수원=선은양 기자

5일 오후 경기 수원 권선구에서 만난 이건영 군. 올해 고3인 그의 반려동물은 크레스티드 게코(이하 크레)로 불리는 '볏도마뱀붙이'다. 화려한 색감과 공룡을 닮은 외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군은 반년 전 지인이 키우는 크레에 반해 현재 총 4마리를 키우고 있다. 크레는 잡식성으로 주식인 곤충 외에 꽃의 꿀, 꽃가루, 과실 등을 섭취한다.

현재 귀뚜라미 등으로 만든 도마뱀 용 '슈퍼푸드' 사료가 시중에 나와 있다. '슈퍼푸드' 분말을 물에 타 손쉽게 먹이를 만들 수 있다.

크레스티드 게코는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수원=이덕인 기자
크레스티드 게코는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수원=이덕인 기자

크레에게는 온도와 습도가 중요하다.

이 군은 "방 안을 24~28도로 유지하고 있다"며 "크레 집이 건조하지 않게 하루 1~2회 물을 분무한다"고 말했다.

크레는 모프(색감 다양성)에 따라 가격이 낮게는 5만 원에서 높게는 1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평균 10만 원 이내면 입양할 수 있고 타 반려동물보다 손이 적게 가 키우기가 쉽다.

이 군의 크레 4마리는 모프와 성격이 제각각이다. 겁이 많은 크레도 있고, 호기심이 많은 크레도 있다. 영상으로 만나보자.

thelong05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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