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도 과일가게도 '꽁꽁'…최강 한파에 얼어붙은 도심
입력: 2024.01.24 13:32 / 수정: 2024.01.24 13:32

출근길 시민들 중무장…야외 노동자들도 강추위에 고통 호소

24일 오전 7시31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 사람들이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이윤경 인턴 기자
24일 오전 7시31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 사람들이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이윤경 인턴 기자

[더팩트ㅣ사건팀]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이 얼어붙었다. 시민들은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하고도 살을 베는 듯한 강추위에 고통을 호소했다. 일부 현장은 아예 문을 닫았으며, 일부 업소는 문을 열었어도 한산했다.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지어 있었다. 영하 14도의 강추위에 시민들은 대부분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장갑과 목도리, 털모자 등을 착용한 시민들은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발을 동동거렸다. 미처 장갑을 끼지 않고 나온 이들은 옷 소매를 길게 빼 손을 가렸다. 마스크와 귀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의 볼과 코는 칼바람에 빨개져 있었다.

이날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힘겨운 모습이었다. 이들은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연신 입김을 내뿜으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강추위에 서울 은평구 역촌동 한 과일가게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다./황지향 기자
강추위에 서울 은평구 역촌동 한 과일가게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다./황지향 기자

검정색 패딩에 모자를 착용한 환경미화원 정모(47) 씨는 "날씨가 가장 힘들다. 특히 겨울에는 너무 추운데도 계속 밖에 서 있어야 한다"며 "바람이 세게 불면 더 힘들다"고 호소했다.

건강음료 배달원 50대 이모 씨는 "오전 5시30분에 출근했다"며 "추워져서 너무 힘들다. 지난 주까지는 음료를 사서 출근하는 손님이 종종 있었는데 이번 주는 너무 없어서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공사 현장은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곳곳엔 건축 자재만 쌓여 있을 뿐 외부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바람에 날리는 비닐소리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내부에서 전기 작업을 하던 한 노동자는 "날이 이렇게 추우면 일을 안 한다. 영하로 떨어지면 외부 공정을 못하는 게 많다"며 "우리는 실내에서 전기 작업을 하니까 나온 건데 여기도 춥긴 춥다"고 말했다.

한 과일가게 야외 진열대는 텅텅 비었다. 곶감 등 일부 품목만 진열돼 있고, 딸기와 체리, 감 등은 내부로 옮겨 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50대 박모 씨는 "원래 밖에 두고 파는데 너무 추워서 내부로 옮겼다"며 "이렇게 추우면 당분간 안에 두고 팔아야 한다"고 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매우 춥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며 "면역력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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