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 기록 트렌드 키워드로 떠올라
다이어리 양식 직접 만들어 공유하기도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맘때 대형 서점의 문구점에 가면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이 매대 한쪽을 가득 채우고 나머지 한쪽엔 새해맞이에 빠질 수 없는 달력과 다이어리가 놓여있다.
'갓생살이'와 함께 '기록'이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르며 기록하는 삶을 사는 MZ세대가 많아졌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종이 다이어리에 직접 기입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같이 전자기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새해를 보름 앞둔 현재 성격유형검사 MBTI의 'J(판단형)'들을 설레게 할만한 MZ세대의 기록 방식을 소개한다.
10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2024년 다이어리와 달력을 판매하고 있다. /선은양 기자 |
◇다이어리로 계획만 짠다고? 덕질도 한다
다이어리에는 일반적으로는 일과 또는 해야 할 일을 작성하지만 '갓생살이'와 '0원 챌린지' 등이 유행하며 학습 플래너나 운동 기록, 가계부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활용방법이 많다보니 연말연시면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위메프에 따르면 2022년 12월 한달간 스터디플래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신년 다이어리 판매량도 18% 늘었다.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온·오프라인 서점과 문구점에서 다이어리 디자인을 비교해보며 직접 구매하기도 하고 연말 프로모션을 활용하여 다이어리를 증정품으로 받거나 비교적 저렴하게 사는 경우도 있다. 해마다 연말이면 스타벅스는 '겨울 e-프리퀀시 이벤트'를 통해 플래너를 증정하는데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제조 음료 총 17잔을 구매하면 플래너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서점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 책을 구매하면 다이어리를 증정 또는 저렴하게 판매한다.
'갓생살이'에 동력이 되어줄 '시즌 그리팅'도 덕질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시즌 그리팅은 새해를 맞아 판매되는 아이돌 굿즈 모음 세트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새해 다이어리와 달력, 사진, 음원 CD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른바 '최애'의 사진이 크게 박힌 다이어리 또는 달력 옆에 계획과 목표를 적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다.
에버랜드는 문구 플랫폼 텐바이텐과 협업해 푸바오 시즌 그리팅 상품을 판매했다. / 텐바이텐 홈페이지 |
아이돌뿐만 아니라 인기 캐릭터들도 시즌 그리팅 상품이 제작된다. 올 한해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도 시즌 그리팅 상품이 제작되었다. 에버랜드가 문구 플랫폼 텐바이텐과 협업해 진행한 푸바오 시즌 그리팅은 판매 첫날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 굿노트·노션 등 플랫폼 다양화…직접 만들어 나누기까지
스마트기기에 능한 2030세대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워크스페이스(업무툴) 등을 플래너로 활용하기도 한다. 굿노트 등 필기 어플리케이션에 PDF 파일 형식의 플래너 서식을 열고 스마트 펜슬을 이용해 계획을 세운다. 사진이나 그림을 간단하게 잘라 붙일 수 있어 디지털판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도 가능하다. 노션 등 워크스페이스는 중장기적 계획을 짜고 브레인스토밍이나 독서 기록 등에 활용한다.
필기 어플리케이션이나 워크스페이스를 이용하면 별도로 플래너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어플이나 워크스페이스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양식이 있다. 또 다이어리 서식, 노션 템플릿 등 이른바 '디지털 굿즈'를 만들어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치 종이 다이어리를 고르듯 마음에 드는 속지를 고르고 내려받아 사용하면 된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플래너가 보편화되면서 나만의 플래너를 만드는 사람도 늘고 있다. 유튜브나 SNS에서 '노션 플래너 만들기'를 검색하면 노션을 활용해 플래너 템플릿을 만드는 방식이 상세히 나온다. 개성이 담긴 플래너 서식은 사고 팔기도 가능하다. 핸드메이드 플랫폼 등을 활용하면 플래너 양식을 사고 팔 수 있는데 가격대는 종이 다이어리와 비슷하다.
SM엔터테인먼트가 그룹 샤이니(SHINee)의 키의 두 번째 미니앨범 '굿 앤 그레이트'(Good & Great)’ 발매에 앞서 노션을 통해 컴백 일정을 공개했다./ ‘keygoodandgreat’ 노션 페이지 캡처 |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기록하는 MZ세대가 많아지면서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굿노트 양식이나 노션 템플릿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는 그룹 샤이니(SHINee) 키의 두 번째 미니앨범 '굿 앤 그레이트(Good & Great)' 발매에 앞서 노션 템플릿을 활용해 컴백 일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 교보문고는 지난해 연말 2023년 독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독서노트 서식을 PDF 파일로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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