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처서·백로 다 지났는데 왜 이렇게 덥냐? (영상)
입력: 2023.09.10 00:00 / 수정: 2023.09.10 00:00

9월 들어서도 30도 넘는 무더위 기승
동풍이 태백산맥 넘으며 뜨거워지는 ‘푄현상’ 탓
늦더위 당분간 지속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옛 우리 조상들은 1년을 24절기로 나눠 계절을 구분했습니다. 그 중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가 ‘입추’, 더위가 식고 일교차가 커지는 절기를 ‘처서’라고 합니다. 두 절기가 지나면 무더웠던 날씨가 사그라들어 ‘입추 매직’, ‘처서 매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마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론 비교적 선선해졌지만 낮 시간대엔 사실상 8월과 다름없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년과는 다른 기온에 지구온난화를 실감하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우리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여름의 끝이자 가을의 초입인 9월 초는 원래도 이 정도는 덥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예년보다 올해가 특히 더 더운 건 사실입니다.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지난 10년 간의 9월 1일부터 6일까지의 기온을 살펴보면 최고기온의 평균이 가장 높았던 해도 올해(30.7도)이고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도 올해(26.5도)입니다. 지난 10년 간 올해를 제외하고 9월까지 열대야가 이어진 해도 없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늦은 열대야가 있던 날은 지난 4일입니다.

그렇다고 9월 초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워졌나 물으신다면 그건 아닙니다. 2013년 이후 특히 더웠던 2016년(29.3도)과 올해를 제외하고는 평균 최고기온은 27도에서 28도 선에 머물렀습니다.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9월 초 평균 최고기온 역시 27~ 28도 선으로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건 사실상 올해가 처음입니다.

올해는 88년 만에 서울에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박헌우 기자
올해는 88년 만에 서울에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박헌우 기자

기상청은 올해 유독 더위가 오래 지속되는 이유를 봄철에 자주 발생하는 ‘푄 현상’으로 설명했습니다. 푄 현상은 차갑고 습한 바람이 높은 산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한 성질로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반도 북서쪽에서 내려온 대륙 고기압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우리나라에서 동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 차갑고 건조한 성질의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내려가면서 고온 압축되어 뜨거운 공기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봄철의 푄 현상과 다른 점은 봄철의 푄 현상은 산을 넘으며 습한 공기가 응결되어 구름을 만들면서 비를 뿌리지만 이번 대륙 고기압은 차갑고 건조한 탓에 비를 뿌리진 않았습니다.

다만 더위의 원인을 푄 현상 같은 기상현상 탓으로 돌리기엔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훨씬 더웠습니다. 지난 7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기후분석정보’에 따르면 올해 8월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2도 높았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상기온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또 폭염 일수도 작년보다 6일가량 많았습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혔을 때 조차 8월의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약 0.3도 높았습니다. 올해 9월이 더운 이유는 푄 현상 때문일지 몰라도 우리 지구는 분명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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