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신간] 보료 한 장 같은 온기의 시집 '달 그리운'
입력: 2023.08.02 16:03 / 수정: 2023.08.02 16:36
이전안 시조시인의 시집 달 그리운 표지.
이전안 시조시인의 시집 '달 그리운' 표지.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자연의 경이롭고 거룩한 가르침에 새삼 옷실을 여미며 살아온 날들을 더듬어 본다. 그동안 세상과의 교감을 통해 얻은 사념의 정희를 나의 분신으로 남기고 싶었다."(이전안 시조시인)

모성을 근저로 따뜻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이전안 시조시인의 제8시조집 '달 그리운'이 출간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이순의 다소 늦은 나이에 시조 문학의 문을 두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인간을 향한 배려와 조화를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곰삭은 정서를 맑게 표현한 작품 99점을 6부로 묶어 펴냈다.

김종 시인은 평설에서 "시조는 맛과 멋의 예술이다. 형식과 절조에서 품격을 빚은 겨레의 문학이기도 하다"면서 "오롯한 시조시의 풍경을 향해 밤잠을 뒤척이며 보다 더 감동적인 언어가 어디까지 물결쳐갈 것인가를 고심하면서 울림이 있는 시조를 빚는 이전안 시인의 창작적 노심초사가 이번 시집에 담겼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전안 시인은 제목부터 서정적인 '달 그리운'에 대해 시간의 품성과 적요를 시각화한 말끔함이 돋보인다. 별들의 빛으로 그리움을 밝히면서 '길을 여는 푸른 밤'을 노래하는 대목은 시인의 독특한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땅거미 지쳐 떠난 허공에 고요가 흘러

풀벌레 울음소리 어디선가 들려온다.

어두운

하늘을 쓸며

오는 달을 어쩌랴.

천만년을 돌아온 곡예사 눈물 같은 달

애절한 이 삶속에 먹구름을 벗겨내고

별들의

밝은 빚으로

길을 여는 푸른 밤.' (달 그리운)

모성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서정적 작품 세계를 보이고 있는 이전안 시조시인.
모성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서정적 작품 세계를 보이고 있는 이전안 시조시인.

김종 시인은 '보료 한 장 같은 온기와 눈빛의 언어들'이란 표현으로 이전안 시인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표현했다. 탁인석 광주문협 상임고문은 "나이에 맞지 않게 언어를 부리는 솜씨가 비상하고 독자에게 느낌이 큰 표현을 받아내기 위해 날밤을 새우는 결과가 작품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939년 전남 영광에서 출생한 이전안 시인은 1998년 '내 유년의 무지개 언덕'으로 '문예연구' 수필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뒤 2000년 '시조문학' 신인상으로 시조 문단에 올라 2002년 첫 시집 '달 돋는 산이라서'를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조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을 비롯해 한국시조문학상 광주문학상 시조문예대상 소파문학상 광주시문학상 문예연구작가상 등을 두루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달 돋는 산이라서' '환속하는 물레새' '신개지의 아침' '어느 기분 좋은 동행' '일출 만나러 가는 물고기' '바람의 강' '능파각 소곡' '달 그리운'이 있다.

이전안 시인은 광주시인협회 수석 부회장과 한국문예연구문학회 회장, 시조문학 운영위원, 전남문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한 뒤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이면서 한국문인협회 대외협력위원, 광주문인협회 소통총괄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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