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극한호우' 급증…"지금까지 재해대책 무의미"
입력: 2023.07.24 00:00 / 수정: 2023.07.24 00:00

전문가들 "기후위기에 맞는 재해대책 필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17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별방리의 주민이 폐허가 된 마을을 돌아보고 있다. /예천=임영무 기자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17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별방리의 주민이 폐허가 된 마을을 돌아보고 있다. /예천=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7월 한국에 폭우가 쏟아졌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590.8mm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집계 역대 최다 강수량이다. 기록적 폭우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 오후 6시 기준 이번 폭우로 사망자 47명, 실종자 3명, 부상자 35명이 발생했다.

이번 비는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로 중부지방에는 532.1mm,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각각 635.8mm, 346.2mm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같은 형태의 폭우를 '극한호우'라고 정의했다.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mm 이상이고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mm 이상일 때 극한호우로 판단한다.

극한호우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발생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올라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내려오면 이 공기가 남쪽에 위치한 습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극한호우가 내린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충청지역 인근에서 만나서 폭우가 내린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극한호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의 강'도 극한호우에 영향을 준다. 대기의 강은 수증기가 긴 띠 형태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많은 양과 높은 강도의 비를 부른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이번 폭우가 내린 지역은 전남에서 경상북도 북부 지역"이라며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에서 북태평양 서부 열대해양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장마전선의 서쪽 끝부분으로 유입됐다. 서쪽의 티베트 고기압과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로 형성된 좁은 공간을 따라서 대기의 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장마전선으로 한반도 전체에 비가 내렸다면 이제는 좁은 지역에 비가 내린다. 그러다 보니 강도도 강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를 비롯한 구조인력이 침수차량을 조사하고 있다. /청주=이동률 기자
지난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를 비롯한 구조인력이 침수차량을 조사하고 있다. /청주=이동률 기자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의 강'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지구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수증기가 약 7% 증가하는데 대기의 강이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수증기는 증가하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극한호우는 2013년 48건에서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지난해 108건으로 연평균 8.5%씩 늘어나고 있다.

김 교수는 "대기의 강 현상은 기후위기로 변화된 장맛비의 새로운 유형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재해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과거의 자료에 근거한 대책은 기후위기 시대에 무의미하다"며 "지구온난화의 영향까지 고려한 새로운 재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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