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가뭔데] 구독하다 집안 기둥뿌리 다 뽑히겠네 (영상)
입력: 2023.06.11 00:00 / 수정: 2023.06.11 00:00

구독 시장 확대…배달비에 독서모임 구독까지
시장 커지며 MZ세대 '구독 피로' 호소도 늘어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접속의 시대는 한마디로 모든 인간 경험의 상품화가 가속화되는 시대다."

제러미 리프킨은 22년 전 자신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22년 전 이 문장을 읽었다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을지 모르지만 이제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리프킨이 주장한 '경험의 상품화'는 다름 아닌 '구독'이기 때문이다.

구독이라는 말은 '구독경제(소비자가 정해진 기간 동안 구독료를 지불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제활동)'가 보편화된 이후 생겨난 말 같지만 사실 우리에게 구독은 익숙한 개념이다. 한 달치 대중목욕탕 이용권을 구매하는 '달목욕'도, 우유 배달도, 정수기 렌털도 모두 구독의 개념이다.

하물며 정수기로 물을 마시고 우유급식으로 배를 채운 요즘 MZ세대에게 구독은 아주 익숙한 소비이다. MZ세대에게 구독은 적은 돈으로 많이 소유할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소비'다. 한국벤처혁신학회가 발간한 벤처혁신연구에 따르면 구독경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층은 MZ세대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구독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IMF 금융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MZ세대는 금융위기를 겪으며 보유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자라 부모세대와 달리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하는 소비를 지향한다.

늘어나는 구독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며 구독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멜론, 밀리의서재, 웨이브, 티빙 로고.
늘어나는 구독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며 '구독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멜론, 밀리의서재, 웨이브, 티빙 로고.

'구독'에 '구독'과 '구독'을 더하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구독 서비스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콘텐츠부터 일상용품, 유무형의 서비스로 점차 형태를 확장해 왔다. 요즘은 구독 서비스가 없는 상품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샐러드나 과일을 정기배송으로 받아먹고, 속옷이나 옷도 정기적으로 배송 받는다. 기호식품에 대한 구독 서비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자나 원두, 전통주 구독 서비스가 생겨났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반려동물용품 정기구독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구독 서비스의 형태는 계속 진화한다. 책을 구독하는 형태가 발전해 '독서모임 구독 서비스'가 생겨났고, 배달비 구독 서비스도 생겼다. 배달앱 '요기요'가 출시한 구독 서비스로 매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배달비 없이 배달을 시킬 수 있다. '덕질'도 구독 서비스가 있다. 팬과 아티스트 간에 프라이빗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구독형 플랫폼 '버블'은 유료 가입자 수가 215만명에 달할 만큼 인기가 높다.

구독 서비스, 가랑비에 옷 젖는다

구독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소비자 지출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는 구독 서비스의 확대에 따라 '구독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 현상은 구독 서비스로 인한 고정지출 비용이 증가하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OTT 등 미디어 콘텐츠를 주로 구독한다고 밝힌 이모(26)씨는 "웨이브와 쿠팡플레이가 겹치는 콘텐츠 많아 이 중 하나는 해지하고 넷플릭스는 가족들과 공유한다"고 말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가 많아지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형국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구독 피로를 역이용해 구독 서비스를 관리해 주는 어플도 생겨났다. 정기구독 서비스를 중개하거나 관리해 주며 보다 경제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구독 중개 어플 '왓섭'의 이용자 수는 출시 1년 만에 20만명을 넘어섰고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MZ세대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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