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파 통폐합 강력 반대, 전수자 등 국악인 1만여명 탄원서 서명
경기민요비상대책위,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유파 인정해달라"
경기민요 비대위는 8일 오후 대전 문화재청에 '경기민요 유파 통폐합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기민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상대책위원회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경기민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경기민요 비대위')가 문화재청의 유파 통폐합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경기민요 비대위는 8일 오후 1시 대전 문화재청에 '경기민요 유파 통폐합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묵계월 유파에서 김영임 전승교육사, 이은주 유파에서 김장순 외 이수자, 전수자 등 경기민요를 사랑하는 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탄원서에는 '대한민국 국악의 위기를 막아 달라'는 취지로 적극 나선 국악인 1만명의 서명이 담겨 있다. 이들은 탄원서 제출에 앞서 문화재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향후 문화재청, 국립국악원 등지에서 1인 릴레이 시위도 예고했다.
국악인들이 거리로 나서게 된 것은 지난 5월 12일 문화재청이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로 김혜란, 이호연 명창을 인정 예고한 데서 비롯됐다.
경기민요는 문화재청 전신인 문화재 관리국이 1975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그동안 문화재청은 경기민요 보유자로 묵계월, 이은주, 안비취 3명을 인정했다. 3명 보유자의 제자로 안비취 유파의 이춘희 김혜란 이호연, 묵계월 유파의 김영임, 이은주 유파의 김금숙, 김장순 등이 전승교육사로 전승 활동을 해왔다.
경기민요 비대위는 하루 전날인 7일에도 서울 종로 보신각, 국립국악원, 용산전쟁기념관에서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제 제57호에 대한 인정예고를 즉각 철회와 유파별 보유자 지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경기민요 비대위 |
1997년 안비취 유파의 이춘희 명창이 보유자로 지정된 지 16년이 지나서야 안비취 유파의 김혜란 이호연 명창만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 묵계월 유파의 김영임 명창과 이은주 유파의 김장순 명창은 탈락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민요 비대위는 "3개의 유파 중에서 안비취 유파에서만 보유자가 3명이 지정돼 유파별로 맞춰오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며 "엄연히 각각의 전승교육사가 있는 묵계월 유파나 이은주 유파의 맥이 끊기면 특정 유파에 대한 쏠림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경기민요의 '경기 12잡가' 중에서 묵계월 유파는 적벽가·선유가·출인가·방물가, 이은주 유파는 집장가·평양가·형장가·달거리, 안비취 유파는 유산가·제비가·소춘향가·십장가를 전승 교육해왔다. 이런 균형이 무너지면 결국 보유자와 전승교육사를 바라보는 이수자들의 시선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경기민요 비대위는 하루 전날인 7일에도 서울 종로 보신각, 국립국악원, 용산전쟁기념관에서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제 제57호에 대한 인정예고를 즉각 철회와 유파별 보유자 지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국악인들은 "'정부는 문화에 대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한 마디가 오늘의 한류와 K-POP으로 세계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의 초석이 됐으며, 그 한류의 원형자산은 국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