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미화, "딸들은 공황장애, 저는 분노와 회한의 삶"
입력: 2023.05.25 17:14 / 수정: 2023.05.25 20:20

25일 오후 1심 결심공판서 검찰 전남편 A에 징역 1년 구형
고통스런 '나홀로 소송', "더 이상 나같은 피해자 없길 희망"


방송인 김미화가 25일 오후 전 남편 김모씨의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한 형사소송 1심 검찰 구형 직후 속내를 밝혔다. 전 남편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임영무 기자
방송인 김미화가 25일 오후 전 남편 김모씨의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한 형사소송 1심 검찰 구형 직후 속내를 밝혔다. 전 남편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방송인 김미화가 25일 오후 전 남편 김모씨의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한 형사소송 1심(결심 공판) 검찰 구형이 나온 직후 아픈 속내를 밝혔다.

김미화는 "전 남편이나 가로세로 연구소의 주장은 모두 허위 거짓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라면서 "그동안 재판을 진행하며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나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형사소송 건은 김미화가 전 남편 김씨를 상대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한 것으로, 김씨는 이혼한 지 17년여 지난 시점인 지난 2021년 4월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강용석 김세의 진행)에 출연해 '김미화 과거, 외도에 의한 낙태'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김미화의 전 남편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동부지법(형사4단독, 이민지 재판장)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재판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변론을 종결하고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6월 22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검찰은 "피고인(A씨)은 9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말해 김미화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이후에도 해당 영상에 대한 삭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확대 및 재생산되고 있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판에 대해 김미화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명명백백한 허위사실임에도 연예인 사생활 이슈에만 포커스를 맞춘 언론이 그대로 전달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면서 "딸들은 충격으로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고, 저 또한 분노와 회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주장이 진실인양 호도되는 걸 보면서 좌절했다"면서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언젠가는 다시 거짓이 악몽처럼 되살아나 딸들을 괴롭힐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소송을 하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미화는 지난 2년간 벌도의 변호사 조력 없이 '나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지난해까지 경기 안산문화재단 대표를 지낸 김미화는 현재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용인에 터를 잡고 우렁이를 이용한 자연농법 등 평범한 농군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김미화 트위터
지난해까지 경기 안산문화재단 대표를 지낸 김미화는 현재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용인에 터를 잡고 우렁이를 이용한 자연농법 등 평범한 농군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김미화 트위터

<다음은 1심 검찰 구형 직후 김미화와 주고받은 일문일답>

-전 남편과의 법적 다툼이 처음은 아니지 않나.

가정사의 치부가 드러나는 소송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순히 부담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대응하는 자체만으로 그냥 고통이죠. 더구나 한때 가족의 일원이었고 딸들의 친 아빠잖아요. 대응하면 할수록 더욱 더 악의적인 내용들이 세상에 회자되는 걸 알기에 꾹 참을 수 밖에 없었죠.

-소송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나.

이혼 이후 반복적으로 '너를 방송계에서 생매장 시키겠다'는 협박과 폭언을 일삼았어요. 그래도 새 가정을 이룬 입장에서 굳이 대응해 소음을 내고 싶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에요. 17년이나 지나 유튜브에까지 허위사실을 진짜인 것처럼 주장하는 걸 보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어요.

-'나홀로 소송'이란 말은 무슨 의미인가.

이번 형사고소 건은 변호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했어요. 지난 2년이 저에겐 그만큼 힘든 시간이었어요. 변호사에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괴로운 일이었기에 나홀로 조용히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소송 전후로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인가.

전 남편의 얼토당토 않은 황당한 거짓 주장도 고통스러웠지만, 일부 언론이 이를 가십성 받아쓰기 보도로 상처를 많이 입었어요. 유튜브나 SNS에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거짓 주장이 뿌려지면 언론 보도를 거쳐 팩트처럼 오도되곤 하는데 당하는 입장에선 이를 바로잡고 수습하는데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해요.

김미화는 "이혼한 지 20년 가량 지났는데 아직도 전 남편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의 두 딸은 반복적인 두려움과 충격에 공황증상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장 힘들더라도 허위주장에 대한 옳고 그름을 명확히 밝혀야한다는 생각에 용기가 필요했으며, 저 처럼 피해보는 여성이 더이상 없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김미화는 2004년 전 남편 A 씨의 '상습폭행' 등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을 신청, 이듬해인 2005년 법원 조정을 거쳐 결별했다. 2007년 자신이 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인연이 닿은 윤승호 교수와 재혼했다.

이혼한 지 14년이 지난 2018년 A 씨가 돌연 김미화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고 억대 위자료를 요구했다. A씨는 김미화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결혼생활이 불행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명예훼손으로 소송하기도 했다.

한편 김미화의 전 남편 김씨는 이날 1심 공판 최후 변론에서 "저는 (김미화가 주장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 20년간 (김미화로부터) 허위사실 적시를 당했다. 그동안 (김미화는 허위사실 적시에 대해)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 (인터넷 방송을 통한) 반론권 행사가 죄가 된다면 저는 대한민국에서 어찌 숨 쉬고 살겠나.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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